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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밀화학, 구조조정의 힘 '시너지 극대화' [화학사 빅딜 후]①제품다각화·우수한 산업 지위 '강점'…출자사 부실 해소 과제

김병윤 기자공개 2017-09-13 08:19:05

[편집자주]

최근 수년간 국내 대기업 간 화학계열사 간판 교체가 잇달았다. 거래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르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빅딜이다. 해당 그룹 사업 구조는 물론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거래로 꼽힌다. 과연 계열 변경 후 기업은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어떤 진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화학부문 빅딜 후 현주소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1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정밀화학이 계열을 변경한 지 1년 6개월여가 흘렀다. 간판 교체 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수익성이다. 과거 단행한 사업 구조조정 효과가 업황 반등과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제품 라인업이 다각화된 덕분에 업황 변동 위험이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바람을 내고 있는 실적 변수는 출자회사 부실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매출액의 1/10에 달하는 비경상적 손실을 인식한 탓에 업황 호조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일회성 비용이 추가될 가능성이 커 실적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정밀화학

◇살아난 업황, 사업 구조조정 '시너지'

롯데정밀화학은 일반화학(암모니아, 가성소다)과 정밀화학(에피클로로하이드린(ECH), 메셀로스)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회사는 전자재료와 2차 전지를 신규사업으로 선정, 투자해오다 2년 전 사업재편 때 2차 전지 소재를 사업부에서 제외했다.

롯데정밀화학은 꾸준히 사업 구조조정을 시도했다. 2010년 초에는 디메틸포름아미드(DMF) 등의 생산을 중단했다. 설비가 노후화됐고 성장성·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회사는 현재 주력으로 자리한 가성소다·ECH·메셀로스 등에 역량을 집중했다.

다각화된 제품군은 회사의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올 상반기 롯데정밀화학의 매출액은 6097억 원이다. 사업부문별 매출액 비중은 염소·셀룰로스 계열(59.4%), 암모니아 계열(32.3%), 전자재료 부문(8.3%) 등이다.

화학석유업계 관계자는 "사업 변동성이 큰 특성상 다양한 제품을 보유한 게 큰 장점"이라며 "롯데정밀화학의 경우 제품 간 업황 상관관계가 높지 않아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각화된 제품군을 비롯해 우수한 시장지위 역시 장점으로 분류된다. 롯데정밀화학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회사의 메셀로스, ECH, 염화메탄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70%, 47%, 52%다. 꾸준히 높은 시장 지위가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5.5% 증가했다. 사업부문 중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염소계열이다. 염소계열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성소다 제품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가성소다의 평균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52.1% 상승해 톤당 444달러를 기록했다"며 "중국과 유럽 등의 설비 폐쇄 등에 따른 공급 축소로 가격이 올랐다"고 밝혔다.
SMP

◇출자회사 SMP, 추가 부실 변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57억 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무려 1591.5% 증가했다. 업황 호전과 맞물려 비용이 크게 줄어든 게 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졌다. 특히 올 상반기 판관비는 전년 동기대비 약 370억 원 줄어든 306억 원이다.

롯데정밀화학의 반기 판관비는 300억~400억 원 정도다. 지난해 유독 판관비가 크게 증가한 것은 출자회사 에스엠피(SMP) 부실 때문이다. SMP는 폴리실리콘 생산을 목적으로 2011년 설립됐다. 롯데정밀화학과 미국 선에디슨사(SunEdison, Inc)의 100% 자회사인 SPS(SunEdison Products Singapore Pte, Ltd)이 50대 50 합작투자했다.

SMP는 선에디슨사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지난해 롯데정밀화학은 SMP에 대한 출자지분·매출채권·미수금 등을 인식했다. 그 규모는 약 1167억 원이다.

SMP의 차입금과 관련해 롯데정밀화학은 토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담보설정액은 265억 원이다. 이는 토지의 장부가액(8억 5000만 원)을 크게 웃돌아 추가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정밀화학의 자본 규모와 이익창출력 등을 감안하면 우발채무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하지만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익 및 재무건정성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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