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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상품·채널 다각화로 공격영업 [보험경영분석]방카슈랑스 저축보험 판매…신계약 증가율 업계 최고수준

신수아 기자공개 2017-09-14 09:31:00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3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안방보험의 품에 안긴 ABL생명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ABL생명은 공격적인 저축성보험 영업으로 상반기 독보적인 신계약 증가율을 기록하며 덩치를 키웠다. 보장성·변액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벗어나 상품 다각화에 적극 뛰어든다는 목표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ABL생명의 상반기 신계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8% 증가한 7조 7689억 원을 기록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6조~26조를 기록한 빅3 생명보험사 대비 적은 규모지만, 증가율은 업계 최고수준이다. 같은 기간 두자리 수의 증가율을 기록한 생명보험사는 동부생명(12.7%), PCA생명(26.5%), AIA생명(19.1%), IBK연금(96.9%) 등 5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ABL생명의 신계약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상황이다. 6개월 만의 턴어라운드다.

ABL생명 관게자는 "연초부터 온라인 방카슈랑스 채널을 대거 확충하고 저축성 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며 "이는 그간 변액·보장성 보험 상품에 집중했던 ABL생명이 처음 선보인 저축보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ABL생명_보험종류별_신계약현황

ABL생명은 지난 상반기 온라인을 겨냥한 '(무)올라잇보너스주는저축보험' 을 출시했다. 실제 지난해말까지 ABL생명의 생사혼합보험 신계약 건수는 4716건, 377억 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상반기 ABL생명의 생사혼합보험 신계약은 6만9859건, 2조2322억 원에 이른다. 가입건수만 놓고 보자면 6개월 사이 15배 증가한 셈이다. 저축보험은 보험종류별로 구분했을 때 생사혼합보험으로 분류된다.

또한 상반기 중 ABL생명 방카슈랑스 매출 비중은 절대적이다. 상반기 모집형태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방카슈랑스 채널이 차지하는 초회보험료는 9074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상반기 초회보험료(9803억 원)의 92.6%를 차지하는 규모다.

ABL생명_형태별수입보험료_초회보험료

방카슈랑스 채널의 확장과 저축성보험의 등장이 퀀텀점프의 일등공신이라는 설명과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다만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이 높은 저축성 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수익률이 낮고 향후 책임준비금이 상대적으로 큰 상품이다. 저축성보험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이는 자칫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은행권을 통해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상품은 보험사가 판매사에게 일정비율로 모집수수료를 줘야한다. 현재 ABL생명 '보너스주는저축보험'의 평균 모집수수료율은 약 2.48%. 예를 들어 '월납보험료 1만원, 보험료납입기간이 10년인 보험상품의 모집수수료율이 2.48%라고 했을때, 보험사는 보험료를 납입하는 기간(10년)동안 납입 보험료120만 원 가운데 2.48%에 해당하는 2만9760원을 이를 판매한 금융기관에 대가로 지급해야한다는 의미다. 보험사로 유입되는 실제 수익 가운데 일정 부분이 일종의 '비용' 명목으로 빠지게 된다.

특히 현재 ABL생명의 모집수수료율은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생명보험협회의 공시에 따르면 동종 생사혼합(장기) 상품의 타사 수수료율은 평균 2% 안팎, 대부분의 상품 수수료가 2%를 넘지 않거나 2% 초반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10년 월납 상품이 유일하게 2.49%로 ABL생명의 수수료율을 넘어선다.

모집수수료율이 높다는 의미는 그만큼 은행권의 판매 유인도 커진다는 뜻이다. 이는 단기간내 상품의 가입자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상품 하나를 팔았을 때 보험사가 떠안게되는 수익은 상대적으로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저축성 보험은 새롭게 도입되는 IFRS17 체제하에서 책임준비금에 대한 부담이 크다. 저축성보험은 일정한 금리보장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상품인 만큼 판매에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예정이율이나 최저보증이율 이상을 무조건 보증해야 한다.

새 회계기준에서는 부채를 시가평가한다. 보험사가 판매한 저축성보험 만큼 지급을 대비해 동일 규모의 책임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판매가 늘어수록 부채 또한 증가할 수 있는 위험이 따르게 된다.

앞선 ABL관계자는 "여전히 ABL생명의 주력은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 상품으로 전체 포트폴리오를 놓고 봤을 때 저축성 보험 상품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은 구조다"며 "특히 방카슈랑스 채널의 경우 비록 일정 수준의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상품 판매가 높아질 수록 수익 또한 꾸준히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보험 상품이라도 고객의 니즈가 있다면 두루두루 제공한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며 "온라인 채널 강화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ABL생명은(옛 알리안츠생명) 지난 8월 초 지금의 사명을 달았다. ABL은 더 나은 삶(A Better Life)과 안방생명보험(An Bang Life)의 이니셜을 따 만든 중의적인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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