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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심사, 보수 일변도…모험자본 공급 한계 [초대형 IB 인가 초읽기]외부평가위원 "증권사 여신심사 기준 까다로워"…포트폴리오 확장성 제한

임정수 기자공개 2017-09-25 15:27:3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0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위한 심사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외부 평가위원들 사이에서 초대형 IB가 '빛 좋은 개살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가 대상 증권사들의 투자나 여신에 대한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4개 증권사는 9월 초순에 금융 당국과 외부평가위원회에 초대형 IB 지정을 위한 프리젠테이션(PT)을 완료했다. 외부평가위원회는 금융 당국이 국내 주요 대학 교수진 중에서 7명 정도를 선발해 꾸렸다.

PT는 주로 초대형 IB 인가 이후 투자 전략과 포트폴리오 등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끝난 금감원의 외부 실사는 전산 시스템 구축 현황, 방화벽 문제 등 리스크 관리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실사 과정에서 4개 대상 증권사 모두 별 다른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PT 이후 수정해야 할 상황을 반영해 9월 중순 경에 수정된 사업 계획 자료를 금융 당국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현장 실사와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 등 초대형 IB 인가 관련 심사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게 됐다. 금융 당국은 늦어도 10월까지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IB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 관련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증선위 일정 등을 고려하면 연내 또는 내년 초에는 초대형 IB 인가 여부가 결론날 것으로 예상된다.

PT를 들은 외부 평가위원들 사이에서는 대상 증권사의 투자나 여신 심사 절차와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의 심사 기준이 은행의 여신심사 기준에 가깝게 설정돼 있어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은행계 증권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경우 계열 은행인 농협은행, 국민은행과 별 차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두 증권사의 경우 금융지주사의 리스크 관리 기준에 부합해야 해 심사 기준이 까다롭게 설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비율과 금융지주사 차원의 리스크관리 기준 등 각종 규제를 맞추려면 포트폴리오의 확장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수익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운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여신 포트폴리오가 대기업 위주로 짜여 있는 반면 은행과 달리 주식 익스포저가 있어 중견·중소 기업 여신이나 투자 비중을 늘릴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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