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27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3개 증권사는 자기자본 3조 원이 넘는 대형 투자은행(IB)이면서 은행계 증권사다. 세 증권사 모두 CIB(기업투자금융) 부문에 계열 전체를 통합하는 매트릭스 조직을 도입했다. IB 매트릭스 조직은 계열사 IB 부문의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하고 연계·협력 영업 체계를 강화해 영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매트릭스 조직의 원조격인 신한금융은 최근 매트릭스 조직의 확장·변형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을 연계하던 모델에서 생명과 캐피탈의 운용 기능을 결합시키는 방식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확보한 초대형 IB들과 경쟁하려면 계열사의 운용 능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 이후 빠른 속도로 KB국민은행과 KB증권을 아우르는 매트릭스 조직 체제를 정비했다. 주요 영업 거점에 CIB센터를 설립하고 통합 RM 시스템도 도입했다. 은행과 증권 RM 간 이해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가 시스템도 갖췄다.
농협금융은 비은행 중심의 CIB 모델을 운영 중이다. NH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하는 은행-증권 CIB협의체를 두고 그룹 내 광범위한 계열 금융회사의 자금력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은행 중심으로 통합된 다른 금융회사의 CIB모델과는 다소 차별화된 방식이다.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국내 CIB 매트릭스 조직은 아직은 미생이다. 1+1은 2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은행과 증권간 조직 논리, 리스크에 대한 시각, 성과 배분 등의 이해관계 충돌로 영업 일선에서는 따로 노는 경우가 다반사다. 컨트롤타워만 일원화돼 있을 뿐 시너지는커녕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비효율은 대체로 은행 중심의 헤게모니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은행의 시각으로 증권 IB 딜을 보면 대부분 리스크가 커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의 리스크를 테이킹하고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IB의 속성과는 다소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한 증권사들 모두 초대형 IB 경쟁에 뛰어들었다. 자기자본이 늘어난만큼 자기자본수익률(ROE)을 끌어올려야 한다. 은행 중심의 헤게모니가 강조되는 조직 문화에서는 매트릭스 조직의 비효율 해소가 어렵다. 매트릭스 조직이 오히려 초대형 IB의 발목잡이가 될 수 있다.
매트릭스 조직이 초대형 IB의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도구가 되려면 힘의 무게추를 과감하게 투자금융 쪽으로 옮기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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