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2차 유증 성공할 수 있을까 주요 주주사 불참 가능성 '예의주시'…주주사 설득이 관건
안경주 기자공개 2017-09-29 11:19:4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8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가 우여곡절 끝에 1000억 원 규모의 1차 유상증자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 7개사가 불참했다. 이 때문에 올해 말 예정된 1500억 원 규모의 2차 유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KT의 유증 참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주요 주주들도 2차 유증 참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27일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KG이니시스 등 7개 주주사들이 유증 청약에 불참하면서 난항을 겪었으나 종합부동산개발회사 MDM을 신규 주주사로 영입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일부 실권주가 발생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규모로 자본을 확충할 수 있었다는 게 케이뱅크 측의 설명이다. 이날 유증에 참여한 주주사는 868억 원을 납입했다. 남은 132억 원에 대해선 케이뱅크가 전환주를 새로 발행하면 KT 등 주요 주주사가 다음달 13일까지 사들일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일부 실권주가 발생했지만 예정된 유증이 이뤄져 영업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당초 1차 유증에서 실권주 발생이 소규모에 그치고, 연말 예정된 2차 유증 때는 자금조달이 어려울 수 있어 새 주주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로 1차 유증 때부터 어려움에 부딪힌 셈이다.
문제는 연말께 예정된 2차 유증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말에도 1500억 원대 유증을 추가로 실시해 총 5000억 원의 자본을 확보할 계획이다.
1차 유증 때보다 규모가 더 큰 데다 이미 불참한 소액주주들의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1차 유증과 같이 전환주를 추가로 발행해 KT 등이 인수하는 방안도 쉽지 않다. 상법에 따르면 전환주 등 종류주는 전체 주식의 25% 이내로만 발행할 수 있다.
기존 케이뱅크는 전체 발행주식의 15%(750만주)만 전환주로 발행했다. 그러나 1차 유증 과정에서 전환주 발행비율은 20% 수준으로 상승하게 된다. 만약 2차 유증에서도 신주의 20%를 전환주로 발행하고 실권주가 발생한다면 전체 전환주의 비중은 한계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는 1차 유증에 불참했던 주주들 외에 다른 주주들이 불참하게 되면 전환주를 추가로 발행해 KT 등 주요 주주들이 실권주 물량을 인수하는 길이 막힐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NH투자증권 등 보통주를 인수할 여력이 있는 주주들이 나서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주사들이 1차 유증에는 불가피하게 참여를 했지만 2차 유증엔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하는 분위기다.
A주주사 관계자는 "2차 유증 참여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경쟁력 등을 검토해 신중하게 (유증 참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B주주사 관계자는 "1차 유증에 참여를 했지만 2차 유증 참여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며 "일부 주주들이 (1차) 유증에 불참했다는 점도 2차 유증 참여 결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케이뱅크는 이미 주주들을 대상으로 2차 유증에 참여해 달라고 설득에 나섰다. 2차 유증에 불참하는 주주들의 수가 늘어나면 예상보다 많은 실권주가 발생하게 되고, 유증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이미 주주들에게 2차 유증 참여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주 이탈을 막는 게 2차 유증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2차 유증에도 주주사들이 불참할 것에 대비해 제3의 주주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지난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주사 중에 일부는 연말 증자에도 참여하지 못할 수 있어, 제3자 증자 방식으로 새로운 주주를 모시려고 한다"면서 "예비조사를 해보니 관심 있는 투자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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