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쏟아붓는 SK하이닉스, 재무구조 문제없나 가용현금 5조원 선…탄탄한 실적에 감내 가능하다 중론
김일문 기자공개 2017-10-10 07:56:30
이 기사는 2017년 10월 02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투자를 최종 확정하면서 재무구조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이익 수준과 낙관적인 반도체 업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평가가 중론이지만 수 조원대의 적지 않은 돈이 소요되는 만큼 재무 상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상반기 기준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5조 1240억 원이다. 차입금이 4조 6000억 원에 달해 실제 순현금은 5000억 원 가량이다.
도시바 메모리에 총 4조 원 투자를 결정한 SK하이닉스가 이를 모두 털어 쓸 가능성은 높지 않다. 보유 현금 일부와 회사채 발행, 은행권 신디케이트 론(Loan)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투자 금액의 상당부분을 차입으로 조달할 경우 재무구조에 미치게 될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으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4조 원 정도의 투자는 재무구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3조 원에 달한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3년간 매출액이 17조 원에서 18조 원 사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평년 매출의 70%를 달성한 셈이다.
영업이익은 이미 과거 수치를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5조 5000억 원. 작년 전체 영업이익(3조 2000억 원)을 훌쩍 웃돌 뿐만 아니라 5조 원대 초반이었던 2014년과 2015년의 영업이익을 앞지른 상황이다. 특히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더 양호했다는 기조를 감안하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물론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모두 통장에 쌓이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업종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버는 돈의 상당 부분은 다시 투자로 빠져나간다. 올 상반기의 경우 SK하이닉스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7조 3000억 원을 웃돌았지만 5조 원 이상이 자본적지출로 빠져나갔다.
더군다나 SK하이닉스는 2025년까지 충북 청주에 15조 원을 들여 대규모 공장 증설을 계획중이다. 먼저 오는 2019년 6월까지 총 2조 2000억 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과 클린룸을 건설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투자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과거와 달리 반도체 업종의 부침이 당분간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호황 덕에 SK하이닉스는 캐팩스(Capex) 투자를 하고도 상당한 잉여현금흐름을 쌓을 수 있었다"며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투자 확대로 차입 규모가 늘어나더라도 시장에서 이를 충분히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순발행 기조가 지속되더라도 현재의 수익이 뒷받침된다면 시장도 이를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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