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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주주 외면 받은 케이뱅크 [thebell note]

윤지혜 기자공개 2017-10-11 15:29:12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0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가 1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했다. 일부 소액주주와 주요주주 두 곳이 청약 불참 선언을 한 것이다. 다행히 케이뱅크의 설득으로 9.4% 지분을 들고 있는 다날이 막판에 마음을 돌렸고 MDM이라는 부동산개발회사가 제3주주로 참여하면서 예정 금액을 채웠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주요주주'가 이탈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1차 청약에서 주요주주들의 불참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는 우려가 번졌다. 이를 의식한 듯 케이뱅크는 27일 부랴부랴 '2.0 버전'의 청사진을 내놨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이었다. 케이뱅크가 중장기 경영전략 공개일을 유상증자 납입일로 정한 것은 일각에서 불거진 사업 영속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떻게 보면 케이뱅크의 조급함이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주주들 일부는 케이뱅크에게 성장성을 더 증명해야 들어갈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A주주사 관계자는 "이번에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보유한 지분율 자체가 낮기때문에 한 결정이었다"며 "만약 물량이 많았으면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고민해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과 케이뱅크의 지배구조를 보면 실권주 발생을 성장성 결여로 단정짓기엔 섣부른 측면이 있다. 은산분리 규제로 산업자본이 4%지분에 대한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들어온 주주들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만한 유인이 적을 수 밖에 없다. 중금리 대출 고객 발굴이라는 인터넷전문은행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기술투자에 올인하고 있는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평가가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이는 주주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하기엔 케이뱅크의 미래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실권주 발생은 앞으로 사업 영속성을 유지하고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유상증자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예고나 마찬가지다. 이번 1차 유상증자 결과는 케이뱅크의 현주소를 가늠케한다.

때로는 시장의 평가가 기업의 가치를 여실히 보여준다. 케이뱅크는 투자자의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확실한 '전주'가 없는 케이뱅크의 지배구조상 한계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당장 연말에 예정된 2차 유상증자기일이 촉박하다. 케이뱅크가 세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주주 참여와 투자'라는 마중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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