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랜지, 버거운 경쟁상대 현대위아 '이익률 뚝' [위기의 자동차 부품사]②저가수주 심화로 적자전환, 현대기아차 유대관계 약화
박상희 기자공개 2017-10-17 08:30:46
[편집자주]
완성차업계 부진 속에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 내수 침체에 이어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 감소와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 줄인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생사 갈림길에 섰다. 이제는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삼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 생존 키워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0월 13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프랜지공업이 갈수록 하락하는 영업이익률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현대자동차에 제품 대부분을 납품하는 한국프랜지공업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가 수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불거졌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대를 유지했던 영업이익률은 최근 1%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는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면서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프랜지공업은 상반기 매출액 5203억 원, 영업손실 4억 9000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이 1000억 원 가까이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9억 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33%에서 -0.01%로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상반기 적자전환은 사드보복으로 인한 중국 실적 부진과 수주 감소로 인한 미국시장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1%대의 저조한 영업이익률이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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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업체는 평균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내야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분류된다. 한국프랜지공업의 경우 2010년 이후 3%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낸 적이 없다. 2010년 기록한 2.28% 영업이익률이 그나마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프랜지공업은 영업이익률이 2012년 2.13%로 하락한 데 이어 2013년에는 1.71%로 주저앉았다. 2015년 1.03%를 기록해 간신히 1%대를 지켰다. 지난해는 급기야 영업이익률이 1% 아래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률 추락 배경으로는 치열해지는 영업환경 속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뤄진 저가수주가 꼽힌다. 경쟁업체를 제치고 일감을 따내기 위해 저가 수주가 심화됐다. 원료와 임금 등 원가와 판관비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고정비 부담이 늘었다.
최근 한국프랜지공업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액이 불어난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오히려 떨어졌다. 매출액은 2012년 9542억 원에서 이듬해 9692억 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2014년에는 9730억 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13%에서 0.68%로 추락했다. 매출액이 1조 1156억 원으로 1조 원을 넘긴 2016년 영업이익률은 0.98%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국프랜지는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와 경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주력 제품이 하프 샤프트(Halfshaft) 등 아이템이 현대위아랑 겹친다. 수주를 위해 '노 마진(no margin)'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도 종종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위아(옛 기아중공업)는 원래 기아자동차에 등속조인트(C.V. Joint) 등 자동차 핵심부품을 독점 공급했다. 1999년 한국프랜지공업에 팔렸다가 2년 후인 2001년 현대차그룹에 재매각 됐다. 현대차그룹에 편입되면서 기존 기아자동차에 이어 현대자동차 납품이 늘면서 한국프랜지공업과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본사가 울산에 소재한 한국프랜지공업은 생산품 대부분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한다.
한국프랜지공업 관계자는 "1999년 공정거래법상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연결고리가 약해진 반면 현대위아는 현대차그룹에 편입되면서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혼맥으로 이뤄졌던 현대가(家)와 유대가 대를 지나면서 약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프랜지공업 창업주인 고(故) 김영주 명예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유일한 매제였다. 김 명예회장의 부인 정희영 씨가 정 회장의 유일한 여동생이다.
현재 한국프랜지공업은 창업주의 장남 김윤수 회장에 이어 김 회장의 장남인 용석 씨가 계열사인 서한산업의 경영을 맡으면서 3세 경영 틀을 갖췄다. 하지만 세대를 거치며 현대차그룹과 유대관계가 희석되면서 무한 경쟁 체제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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