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27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넥스지(옛 한솔넥스지)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한솔그룹의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손자회사인 넥스지의 지분 매각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통합보안 관제 및 보안 솔루션 분야에서 높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갖췄다는 점에서 넥스지는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돼 왔다.한솔그룹은 지난 6월 위드윈투자조합 11호외 2인(씨앤킴, 이앤엠) 등이 구성한 컨소시엄과 약 278억 원에 지분 전량(222만 6200주, 지분율 38.75%)를 넘기기로 하며 대주주 변경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이경훈 넥스지 대표이사는 일부 정치권 인사의 도움을 받아 한솔그룹과 넥스지 인수협상을 진행했고 다수의 원매자들 사이에서 인수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전략적투자자(SI)인 씨엔킴, 재무적투자자(FI)인 이앤엠과 손잡고 사모투자조합인 '위드윈투자조합11호'를 설립해 공동 인수를 추진했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이경훈 씨는 위드윈투자조합11호를 통해 넥스지 주식 100만 주(17.37%)를, 이앤엠과 씨엔킴은 각각 61만 3100만 주씩(10.64%)을 나눠 갖기로 했다. 위드윈투자조합11호의 위드윈인베스트먼트와 바이오메디컬 업체인 '씨엠에스(CMS)아시아'가 설립한 신기술투자조합으로 대표 조합원은 이경훈 씨가 대표인 CMS아시아다.
시작은 기대했던 대로 흘러갔다. 컨소시엄의 계약 직후 이앤앰과 씨엔킴은 각각 29억 원, 27억 원을 조달해 총 56억 원의 계약금을 납입했다. 잔금 222억 6200만 원은 임총 하루 전인 8월 24일까지 납입키로 했다. 하지만 컨소시엄이 예정된 잔금 납입에 실패하며 분쟁의 우려가 불거졌다.
일단 잔금 지급과 임총 개최일 시기가 9월 7일과 8일로 한 차례 연기됐지만 구성원간 귀책사유에 대한 다툼이 이어지며 컨소시엄은 사실상 해체됐다. 다만 한솔그룹이 계약 주체의 변경을 허락하지 않아 컨소시엄 구성원을 바꿀 수 없게되자 구성원들은 개별적으로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독자 행동에 나섰다.
컨소시엄 내부의 내홍과 넥스지의 경영권 분쟁은 이때부터 본격화 됐다. 컨소시엄 구성원들은 최초 잔금지급일인 8월 24일에 자금 조달이 실패한 책임을 두고 계약 불이행의 귀책사유를 서로에게 돌리며 다툼을 이어갔다. 넥스지의 경영권 주식을 확보하기 위한 공방도 이어졌다.
기선을 제압한 곳은 이경훈 대표와 씨엔킴이었다. 이 대표 등은 제이에이산업과 아이오유홀딩스 등을 불러들이며 잔금 납입을 마쳤다. 제이에이산업과 아이오유홀딩스가 각각 135억 원, 68억 2000만 원을 투자하는 조건이었다. 씨엔킴은 한솔측에 잔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제이에이산업에 넥스지 보통주 108만 주(지분율 18.75%)와 최대주주 지위를 넘겼다.
이앤엠도 즉각 대응했다. 공평저축은행의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135억 원을 마련한 이엔앰은 제이에이산업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108만 주를 넘겨받았다. 불과 일 주일 만이다.
마무리된 줄 알았던 최대주주 변경작업은 한 달만에 또 한번 이뤄졌다. 이앤엠은 보유중이던 넥스지 주식 108만 주를 유앤아이글로벌에 넘겼다. 유앤아이글로벌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가 이앤엠의 대주주인 김용석 씨와 특수관계자인 만큼 결국 법인격만 다른 동일한 인수주체로 알려진 법인이다.
넥스지 관계자는 "인수과정에 코스닥 상장사 G사(제이에이산업 관련)와 S사(이앤엠)로부터 대규모 자금이 흘러 들어왔고 이 자금조달 과정에 일부 문제가 있었던 점이 잦은 최대주주 변경의 원인"이라며 "유앤아이글로벌로의 대주주 변경은 컨소시엄을 둘러싼 법적분쟁을 벗어나기 위해 이앤엠이 택한 '고육지책'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컨소시엄 내부 갈등은 차지하더라도 잦은 최대주주 변경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인수자금 조달 과정에서 무리가 있지 않았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SI로 참여한 후 최대주주로 올라선 제이에이나 이앤엠이 곧바로 최대주주 지분을 넘겼다는 것은 결국 자금 조달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고 이에 대한 부담 탓에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최대주주 영입과정을 둘러싼 횡령, 배임 등의 법적 논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