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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우프라이스, 성과부진에 판매사 골머리 [Fund Watch] 농협 "일단 유지" 신한은행 "환매 권고"

김슬기 기자공개 2017-11-06 08:22:3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3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알짜 펀드로 각광받았던 현대인베스트로우프라이스 펀드의 부진이 극심하다. 2015년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투자한다는 콘셉트로 다수의 판매사에서 판매됐지만 몇 년째 수익률 최하위권을 기록하면서 판매사들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판매잔고가 많은 농협은행이나 신한은행은 지난 해부터 사후관리에 특히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theWM에 따르면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의 연초후 수익률이 5.11%를 기록, 동일유형 내 91.57%에 해당하는 성적을 냈다. 1년과 3년 수익률은 각각 2.53%, 마이너스(-) 4.83%로 유형내 98.74%, 98.71%에 속한다.

로우프라이스1

2011년 4월에 설정된 로우프라이스 펀드는 중소형 주식 중 2만 5000원 미만인 저가주 중 성장가능성이 높은 우량 주식에 투자하는 콘셉트로 운용된다. 2011년과 2012년 연간 수익률 5.66% 7.34%를 기록했고 2013~2015년까지 연간수익률이 20%를 웃돌면서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로우프라이스 성과는 벤치마크(BM)과 동일유형 내 성과를 압도적으로 상회하는 성과였기 때문에 다수의 판매사의 사랑을 받았다.

높은 성과가 알려지면서 자금유입속도도 빨라졌다. 2015년 초 패밀리펀드 기준(설정액)으로 1000억 원을 돌파한 이후 그 해 11월 2950억 원까지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펀드의 연 성과는 - 22.34%를 기록, BM(-4.59%)과 동일유형(-11.90%) 보다도 안 좋은 성적을 냈다. 올 들어서 성과가 회복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타 중소형주 펀드에 비해 성과가 부진하다. 성과부진과 함께 자금유입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재 펀드 전체 설정액은 1308억 원, 순자산은 1097억 원이다. 순자산보다 설정액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손실을 많이 봤다는 의미다.

펀드의 성과가 부진함에 따라 로우프라이스 펀드를 많이 팔았던 판매사들도 사후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대표펀드 기준으로 해당 펀드를 가장 많이 판 곳은 농협은행(46.84%)이었고, 신한은행(15.25%), 미래에셋대우(5.93%) 등이 뒤를 이었다.

판매잔고가 가장 많은 농협은행의 경우 성과가 부진했던 지난해부터 영업점을 통해 펀드성과 및 대처방안에 대해 꾸준히 피드백을 했다. 펀드 환매보다는 향후 중소형주가 반등했을 때 원금 수준에서 정리하는 것을 권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펀드 자금유입이 컸던 2015년 이후 중소형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펀드 성과가 부진해졌다"며 "올해 문재인 정부로 바뀐 이후 중소기업 육성 정책이나 내수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일단은 환매보다는 유지하는 쪽으로 안내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판매잔고가 컸던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이후부터는 판매중지 명단에 넣었을 뿐 아니라 가입고객들을 대상으로 리밸런싱을 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단기간에 3% 이상 수익률이 급락하는 펀드에 대해서는 운용사 및 고객과의 논의를 통해 손절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해당 펀드의 콘셉트가 저가성장주를 사 성과를 낸다는 것이었는데 당시엔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때여서 전략이 유효했다"면서도 "지금은 절대적 저가 영역에 있는 중소형주가 거의 없기도 하고 매출 및 기업이익이 증가하지 않고 있어 성과회복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해당 펀드는 2만 5000원 이하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지만 지금은 중소형주도 어느 정도 가격이 올라와있는 상황이어서 그 범주 내에서 주식을 찾는 게 어려워졌다"며 "이 때문에 종목을 고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콘셉트의 펀드는 일시적으로 팔다가 소프트클로징을 하는 게 맞았는데 그걸 안 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해당 펀드의 8월 1일자 상위종목 5개를 보면 △메디톡스(2.83%)△테스(2.72%) △휴젤(2.71%) △셀트리온(2.57%) △에스티아이(2.53%) 등으로 2만 5000원 이하 주식은 에스티아이가 유일하다. 또 6월 말 기준으로 펀드 주가수익비율(PER)과 주당순자산비율(PBR)은 각각 23.12, 2.26으로 동일유형(16.34, 1.88)을 휠씬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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