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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힘' 키우는 한투운용, 모펀드 교체 '꼼수'? 네비게이터 시리즈펀드 12종 대상…한국의힘펀드, 3000억 확보

최은진 기자공개 2017-11-15 08:36:11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9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한국투자네비게이터' 시리즈 펀드의 모펀드를 모두 '한국의힘펀드'로 전환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호 펀드를 제외한 2호·소득공제·연금·어린이펀드 등이 앞으로 한국의힘펀드 전략으로 운용된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라는 브랜드를 믿고 가입한 투자자들은 졸지에 한국의힘펀드로 갈아타게 된 셈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은 최근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자투자신탁2호'를 비롯해 총 12종의 모펀드 명칭을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모투자신탁'에서 '한국투자한국의힘증권모투자신탁'으로 변경했다. 채권혼합형, 퇴직연금, 소득공제, 재형저축, 적립식 및 어린이 전용 상품 등 네비게이터 펀드 스킴을 활용한 시리즈 펀드 대부분이 대상이 됐다.

네비게이터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네비게이터1호 펀드와 골드플랜네비게이터연금펀드는 제외했다.

모펀드 명칭 변경 뿐 아니라 운용 전략 역시 네비게이터펀드가 아닌 한국의힘펀드를 추종하게 된다. 네비게이터 전략과 브랜드를 믿고 투자한 해당 펀드 투자자들은 비자발적으로 한국의힘펀드로 갈아타게 된 것과 다름 없다.

한투

한투운용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한국의힘펀드를 새로운 간판펀드로 키우기 위해서다. 약 10년간 한투운용의 간판펀드는 네비게이터펀드였다. 그러나 책임매니저였던 박현준 매니저가 그만두고 후임 매니저까지 잇따라 퇴사하면서 평판 리스크에 휩싸였다. 설상가상으로 펀드 성과가 동종유형 중 최하위권에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한투운용은 간판펀드 교체를 결정했다.

모펀드 명칭 변경은 투자자산이 대폭 변경되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수익자 동의가 필요없다. 따라서 당국에 이를 알리고 투자설명서만 교체하는 등의 행정적인 절차만 밟으면 된다. 한투운용 입장에서는 비교적 쉽게 한국의힘펀드 규모를 늘리게 됐다. 이번 모펀드 명칭 변경을 통해 한국의힘펀드는 약 3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새로운 간판펀드가 된 한국의힘펀드는 네비게이터펀드가 설정되고 몇개월 후인 2006년 초 출시됐다. 네비게이터펀드 흥행에 힘입어 운용 전략을 달리해서 한국의힘펀드를 내놓게 됐다. 네비게이터펀드는 국내 성장주에, 한국의힘펀드는 국내 업종 대표주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한국의힘펀드는 올 들어 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동종유형 평균을 약 10%포인트 상회하는 성적이다. 네비게이터펀드는 16% 수익에 그쳤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네비게이터 브랜드를 믿고 가입한 투자자들이 갑자기 한국의힘펀드로 가입자가 된 것인데, 이는 민원사안이 될 수도 있다"며 "특별한 사유 없이 펀드 하나를 키우기 위해 모펀드를 한순간에 전부 변경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한투운용은 이에 대해 자사 간판 주식형 펀드인 네비게이터펀드와 한국의힘펀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한 펀드에 쏠려있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네비게이터와 한국의힘은 한투운용의 대표 주식형 펀드인데 그동안 지나치게 네비게이터에 쏠려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균형 차원에서 결정한 일이다"며 "한국의힘과 네비게이터 두축을 균형있게 운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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