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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민 KB운용 사장, 성과경영 '메스' 들었다 간판 주식운용본부, 둘로 쪼개지며 위상 하락…해외·대체투자 힘싣기 행보

이충희 기자공개 2017-11-21 11:26:31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6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이 회사 간판 펀드 'KB밸류포커스'를 전담 운용하는 주식운용본부에 메스를 들었다.

최근 수익률 부진에 따라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등 주식운용본부 성과가 좋지 않은데 따른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성과가 안나오는 조직에는 곧바로 변화를 취하는 '조재민식' 경영 스타일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기존 주식운용본부를 밸류운용본부와 액티브운용본부 두 개로 나누는 소규모 조직 개편을 지난 8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액티브운용1팀을 이끌던 심효섭 팀장이 상무로 승진, 액티브운용본부장이 됐다. 주식운용본부장이었던 최웅필 상무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6명으로 꾸려진 밸류운용본부만을 담당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일단 간판펀드인 'KB밸류포커스' 펀드의 부진이 이번 조직 개편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순자산이 1조3000억 원 수준이었던 'KB밸류포커스' 펀드는 규모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이날 기준 9155억 원까지 하락했다.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도 9.21%로 동일유형 18.54%, 벤치마크 28.31% 대비 낮다.

이번 조직 개편의 이면에는 조 사장의 성과 중심 경영스타일이 자리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진단한다. 임기가 끝나는 내년 말까지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조 사장은 올들어 특히 해외와 대체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국내 공모펀드에서는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지만 해외와 대체자산 투자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글로벌전략본부 내 해외운용 전담팀을 신설하고 타겟데이트펀드(TDF) 등을 출시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연기금, 공제회와 손잡고 해외 부동산,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마치고 본격적인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조 사장의 시선은 해외와 대체 두가지에 꽂혀 있다는게 KB운용 내외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펀드 규모가 급격히 감소한 밸류운용본부에는 다소 힘을 빼는 모습도 연출됐다. 주식운용본부를 둘로 쪼개는 과정에서 7개 팀 중 대부분을 액티브운용본부에 배치했다. 액티브운용본부에는 액티브운용1팀과 액티브운용2팀, AR팀, 리서치팀, 트레이딩팀 등 총 5개 팀이 편성됐고 밸류운용본부에는 밸류운용1팀과 밸류운용2팀 등 2개팀만 편성됐다.

특히 리서치팀의 경우 저평가 가치주를 발굴해야 하는 밸류운용본부와 더 성격이 부합지만 액티브운용본부 아래에 배치한 것에 시선이 쏠린다.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 등을 운용하며 올해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았던 액티브팀에는 힘을 더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이 스타 펀드매니저에 의존하는 조직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편에서는 최 상무를 직접 KB운용으로 데려와 키운 인물이 조 사장이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조 사장은 KB운용에서 처음 대표를 지냈던 2009년 최웅필 당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팀장을 직접 스카우트 해왔고 최 상무는 스타 펀드매니저로 성장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조 사장 본인이 직접 스카우트 해온 최 상무를 다소 배려한 조치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실상 회사 내 밸류운용본부의 위상을 축소했지만, 명목상 액티브팀 성과를 인정해 본부를 하나 더 신설하는 방향으로 틀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과 관련 "주식운용본부장인 최웅필 상무가 운용 외적인 업무를 덜고 펀드 운용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라며 "밸류운용본부와 액티브운용본부는 시장을 보는 뷰(view)가 다르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kb운용 조직도
*KB자산운용 조직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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