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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한화생명 블록딜, '이사 추천권' 고려 2.5% 지분 매각…잔여지분 10%, 추천 권한 유지

안영훈 기자공개 2017-11-22 09:58:3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1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한화생명의 지분 2.5%를 시간외 대량매매방식(블록딜)을 통해 매각했다. 블록딜 물량 결정에는 시장 수급상황과 함께 '이사 추천권' 확보 전략이 함께 고려돼 눈길을 끈다.

예보는 21일(오늘) 주식시장 개장 전 보유중인 한화생명의 지분 2.5%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전일 종가 대비 3.8% 할인한 7330원으로, 예보는 1591억 원의 공적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이번 매각으로 예보의 한화생명 보유 지분은 12.5%에서 10%로 감소했다.

한화생명의 상장 이후 예보의 4번째 매각으로 기록된 이번 블록딜이 주목받는 이유는 매각 물량 때문이다.

예보는 과거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에 공적자금을 출자방식으로 투입해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 2010년 3월 한화생명의 기업공개(IPO) 당시 예보의 보유 지분율은 24.75%였다.

한화생명 상장 이후 예보의 첫번째 블록딜은 2015년 3월 이뤄졌다. 당시 예보는 지분 2%를 주당 7680원 에 매각했다. 두번째 블록딜은 그해 11월 주당 7987원에 지분 7.5%를 매각하면서 이뤄졌다.

두번의 블록딜을 통해 예보의 한화생명 보유 지분율은 24.75%에서 15.25%로 떨어졌다. 하지만 세번째 블록딜은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서야 이뤄졌다. 한화생명의 주가가 두번째 블록딜 이후 하락해 5000원 대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서야 7000원 선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다시 7000원 대로 회복되면서 예보는 지난 8월 주당 7280원에 지분 2.75%를 매각했다. 이번 4번째 블록딜에서는 매각 가격은 직전보다 주당 50원 높았음에도 매각 지분율은 직전 대비 0.25%포인트 감소했다.

예보측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블록딜의 경우 시장 수급 상황을 고려해 물량을 결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현 시장 상황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매각 물량을 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물량 결정에는 시장 수급 상황과 함께 한화생명에 대한 이사 추천권 유지 전략도 녹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보는 그동안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 자격으로 한화생명 이사회에 예보측 인물 한명을 사외이사로 추천해 왔다. 경영방향 설정 등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기 보다는 한화생명의 동태를 파악하는 차원이었다.

만약 이번 블록딜에서 예보가 2.5%를 초과하는 지분을 매각했을 경우 한화생명의 보유 지분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경우 예보는 향후 한화생명에서 이사 추천권 행사가 어렵다. 결국 잔여지분 10%를 추가로 해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예보는 쉽게 한화생명 이사 추천권을 포기할 수 없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번 예보의 한화생명 블록딜은 상대적으로 큰 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사 추천권을 포기하는 상황이 그 근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예보측 관계자는 "언제나 시장 수급 상황 고려가 최우선"이라면서도 "이번 블록딜에서 한화생명 이사 추천권이 고려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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