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급등 IHQ, 딜라이브 채권단 시름 덜어줄까 매각 발표 3일만에 시총 4000억 넘어...원매자 풀 좁아질까 우려도
윤동희 기자공개 2017-11-24 09:04:45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2일 1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라이브 자회사 아이에이치큐(이하 IHQ)의 매각 추진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딜라이브 채권단이 주도하는 이번 매각은 투자 회수를 위한 사전조치 차원인데, 채권단은 상장사인 IHQ의 급변하는 주가 추이에 예민해 하는 분위기다.IHQ는 지난 21일 공시를 통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엔터테인먼트·미디어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채권단은 딜라이브 매각에 앞서 보다 나은 원매자 풀 구축을 위해 IHQ 매각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매각 주관은 기존 딜라이브 매각을 담당하는 삼일PwC가 맡았다. 인수후보로는 전략적 투자자(SI)뿐 아니라 사모투자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여름부터 IHQ 매각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모체와 사업 성격이 다르고 자회사 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이 딜라이브 매각에 더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IHQ 내부에 컨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PP사업은 분할해 딜라이브로 흡수시키는 방안도 제기됐었으나 단순하게 IHQ 지분을 내놓는 쪽으로 채권단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은 딜라이브와 딜라이브강남케이블티브이가 보유한 45.38%의 지분이다.
IHQ 실적은 전년대비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1094억 원, 영업이익은 112억 원으로 전년대비 3%, 52% 증가했다. 올해 실적도 긍정적이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수익은 889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0% 증가했다. 매니지먼트나 광고부문의 수익은 줄었으나 올해 '아버지가 이상해' 등 히트작을 만들어내며 한때 주춤했던 방송부문의 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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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한때 기업 성장성을 높게 인정 받아 IHQ 매각을 통해 상당부분의 차입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해 생각보다 방송수익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서 IHQ를 통해 딜라이브 매각 이슈를 일부 해결한다는 시나리오는 힘을 잃었다. 투자금 회수에 집중하기 보다는 딜라이브 매각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기 위해 걸림돌이 될만한 IHQ를 떼어낸다는 쪽으로 태세가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IHQ 매각에 있어 사실 채권단 고민은 최근 폭등한 주가다. 최근 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된 스튜디오드래곤 상장 작업의 여파와 함께 지분 매각 모멘텀이 물려 IHQ의 주가가 크게 폭등했다. 22일 종가는 3010원으로 전일대비 13.5%나 증가했다. 동종업계 PER이 51.6배로 높은 편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거래가 기준 IHQ의 PER은 100배에 달한다. 시가총액 또한 모멘텀이 반영되지 않았을 때 시총은 2600억~2800억 원 수준이었고 금일 종가기준 시총 4370억 원으로 최근 3일 사이에 가격이 크게 치솟았다.
매각 대상인 지분율을 단순 적용하면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1966억 원으로 2000억 원에 근접한다. 주가 급등 직전인 1750억 원이나 주가가 저점일 때 1200억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준가가 크게 높아졌다. 실제 회사 가치는 매각공시 이전이나 이후나 동일한 상태라 거래가격 설정에 중요한 참고치가 되는 주가만 급작스럽게 올라간 셈이다. IHQ를 통해 투자금 회수보다는 신속한 매각으로 딜라이브 매각을 보다 수월하게 만드는 게 목표인 채권단에게 폭등한 주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거래 관계자는 "채권단이 지난번과 같은 조건으로 딜라이브를 매물로 내놓을 경우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IHQ 매각을 결정했다"며 "실적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원매자 풀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주가는 매각 측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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