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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1위의 힘' 현대차에서 기부받는다 [한국의 100대 공인재단-네이버]②해피빈 기부금 외부기업비중 18%…기업홍보 1석2조 효과

이경주 기자공개 2017-12-11 07:50:32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3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로 시작해 IT대기업으로 거듭난 네이버는 재단활동도 참신했다. 국내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는 포털사업을 기부와 접목시켰다. 기부포털 '해피빈'을 만들고 네이버 포털과 연동시켰다. 네이버의 막강한 트래픽과 온라인기부의 편리함이 만나자 기부금 규모는 연간 1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주목할 점은 개인 뿐 아니라 기업 참여가 활발하다는 것이다.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이 주력사를 통해 출연하고 있다. 네이버 포털 노출을 통해 이미지까지 개선하는 1석2조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재단 활동은 네이버로 끝나지 않고 재계 기부 바람으로 이어졌다.

◇ 네이버로 시작해 현대차로 이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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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함께N' 모바일 화면

해피빈재단은 권혁일 재단 고문 주도로 설립됐다. 권 고문은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과 함께 네이버를 창업한 6인방 중 한명이다. 권 고문은 포털을 활용할 수 있는 공익활동을 고민하다 2005년 기부포털 '해피빈'을 만들었다. 이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동의를 얻어 2009년 해피빈재단을 설립해 사업을 본격화 했다.

기부포털 해피빈 싸이트는 공익단체와 기부자(개인 및 기업)를 연결해주는 장터 역할을 한다. 후원이 필요한 공익단체가 싸이트에 사연을 올리면 기부자가 가상화페인 콩(개당 100원)을 기부하는 식이다. 해피빈의 주요 컨텐츠는 네이버 포털의 '함께N'이라는 섹션(판)으로 노출된다.

사업 초기엔 네이버가 거액을 출연해 기부금을 충당하며 온라인 기부문화 조성에 앞장섰다. 네이버는 2009년 재단설립 당시 57억 원 출연을 시작으로 2010년 89억 원, 2011년 92억 원, 2012년 95억 원, 2013년 82억 원을 지원했다. 2013년 전체 기부금(108억 원)의 85%를 네이버가 담당했다. 개인 비중은 8.6%(9억 원), 외부기업비중은 5.9%(6억 원)였다.

하지만 이후부터 현대차그룹을 주축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기부행열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기아자동차는 2014년 5억 원, 2015년 7억3000만 원을 출연했다. 네이버를 제외하고 기업출연자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지난해엔 현대차가 1억 원을 냈다. 2014년부터는 이마트와 KB국민카드, 하나은행, GS리테일, 롯데쇼핑 등도 출연자로 합류했다.

외부기업 전체 기부금은 2013년 6억 원 수준에서 2014년 16억 원, 2015년 23억 원, 지난해 17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기부금에서 외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8%로 상승했다. 개인 기부금도 2013년 9억 원(비중 8.6%)에서 지난해 36억 원(38.4%)으로 껑충 뛰었다. 네이버가 의도했던 온라인 기부문화 조성 노력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네이버는 외부참여가 늘자 출연금을 2014년 60억 원, 2015년 51억 원, 지난해 40억 원으로 과거 대비 줄이기 시작했다.

해피빈 기부금 수입내역


◇ 기업홍보 1석2조 효과…재단 수익사업으로 활용 '쏠쏠'

외부기업 참여가 활발한 것은 네이버 포털에 기업의 기부나 공익활동을 노출시켜 이미지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 같은 기업 수요를 위해 해피빈 싸이트에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메뉴를 운영하며 사업제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해피빈의 공동 모금캠페인 '카네이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4년 기아자동차는 해피빈 싸이트에 '케이빈' 코너를 열고 모금을 진행해 장애인 차량 편의장치 개조서비스 등에 후원했다.

이는 해피빈재단의 수익사업이기도 하다. 제휴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마케팅 비용과 배너광고비 등으로 별도의 수익을 낸다. 지난해 해피빈재단은 이 사업으로 24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비용(20억 원)을 제하고 남은 수입은 4억 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수익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은 다시 전액 기부활동에 쓰인다"고 말했다.

해피빈재단 기업 출연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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