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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농협은행장, '김병원·김용환' 누구 의중 반영될까 27일 숏리스트 선정, 늦어도 다음달 초 선임 예정

안경주 기자공개 2017-11-28 15:57:35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4일 1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농협은행장에 누가 선임될까. 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상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는 점에서 차기 행장 선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과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중 누구의 의중이 반영되는지에 따라 차기 행장의 명암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이날 2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을 열고 농협은행 등 계열사 CEO 후보군을 추렸다. 임추위는 27일 열릴 예정인 3차 회의에서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를 확정하고, 늦어도 다음달 초 주주총회를 거쳐 후임 행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은행, 농협손해보험, 농협생명보험, NH농협캐피탈 등 4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한꺼번에 진행하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늦어도 다음주 후반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고 12월 초 후임자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농협금융은 다음달 6일께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를 감안하면 11월 말~12월 초 CEO 인선을 마무리해야 한다. 오병관 농협금융 부사장, 박규희 농협은행 부행장, 이창호 농협중앙회 부산지역본부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농협금융 안팎에선 이번 행장 선임에서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얼마나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행장 인선과 관련해 외형상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에게 힘이 실리는 구조다. 농협은행장 인사권이 김용환 회장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이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도 금융그룹 인사와 관련해선 김용환 회장에게 전권을 주는 분위기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김병원 회장은 지속적으로 농협금융그룹 인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금융의 경우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중앙회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다. 이 같은 농협의 독특한 지배구조 때문에 행장 인선에서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지난해 10월 계열사 임원에게 일괄사표 제출을 받으며, 농협금융 계열사 CEO의 사표도 받았다. 이는 농협금융 계열사 인사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여기에 차기 행장 후보군을 농협중앙회 지역본부장까지 넓히면서 자연스럽게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개연성이 생겼다.

문제는 김병원 회장과 김용환 회장 중 누구의 의중이 반영되는지에 따라 차기 행장의 명암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예컨대 전국에 단위조합을 가진 농협의 성격상 인사에서 지역 안배는 늘 중요하게 고려돼 왔다. 이를 감안하면 김병원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경우 전문성 보다는 개인적인 친분이나 지역 안배가 우선 고려될 수 있다.

반대로 김용환 회장의 의중이 반영되면 전문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다. 특히 농협금융이 내년도 핵심사업으로 '디지털'과 '글로벌'을 꼽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성은 차기 행장 선임의 매우 중요한 요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농협은 인사 과정에서 지역 안배를 빼놓지 않고 고려한다는 점에서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작용하면 지역적 기반을 중요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전문성은 다소 부족한 인사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행장 선임이 향후 농협금융 인사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영향력이 어떻게 작용할지 엿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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