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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 빅딜 등장, IB 경쟁 시작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주관사 낙점 시 리그테이블 선두 예약…수수료 수입은 기대 이하 전망

이길용 기자공개 2017-12-07 10:36:01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6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조 단위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딜을 따내기 위한 국내 증권사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리그테이블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대형 IB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딜이다. 다만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 규모에 비해 수수료 수입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증자 실적 쌓기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중공업은 6일 공시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내년 5월까지 증자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과 영업손실을 각각 7억 9000억 원과 4900억 원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매출액 5조 1000억 원, 영업손실 24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손실로 인해 타격을 받기 전 선제적으로 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확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 단위 유상증자 딜이 나오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은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2010년 이후 증권사가 관여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딜 중에서 규모가 조 단위에 넘은 것은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 두 딜 뿐이다. 2011년 LG전자도 조 단위 유상증자 딜을 추진했지만 주가가 떨어지며 공모 규모가 9804억 원에 그쳤다.

이번 삼성중공업 딜에서 주관사 멘데이트를 확보할 경우 내년 유상증자 리그테이블에서 상위권은 사실상 예약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2016년 두 차례나 조 단위 유상증자를 했던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은 당시 대표 주관사를 각각 두 곳씩만 뽑았다. 이번 삼성중공업 딜에서도 주관사가 두 곳만 선정된다면 내년 유상증자 리그테이블에서 7500억 원의 주관 실적을 단 번에 쌓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섬중공업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사로 활약했다. 딜 규모가 큰 만큼 대형사 위주로 주관사를 뽑았는데 이번 딜에서도 대형사를 뽑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한두 군데 주관사를 뽑지, 관계를 고려해 많은 주관사를 선정하는 관행을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이번 딜에서 주관사를 따낸 증권사가 유상증자 실적을 단숨에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이번에 대규모 손실을 발표하면서 유상증자도 함께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 전까지 국내 IB들에게는 이를 밝히지 않아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증자와 관련된 영업 기반을 쌓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조만간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증권사들에게 송부하고 주관사 선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유상증자도 경쟁이 붙으면서 수수료 수입도 자연스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딜에서 주관사와 인수단에게 제공한 수수료는 40bp에 불과했다. 주식과 관련된 딜이지만 일반 채권 발행보다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와 수수료 수준이 동일할 경우 이번 딜에서 증권사들이 얻는 수입은 60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원래 자본시장 딜에 적절한 수수료를 보장하는 편이지만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은 회사 사정을 고려해 수수료를 40bp로 크게 낮췄다"며 "이번 딜에서도 수수료를 일정 부분 후려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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