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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보험영토 확장]외국계 생보사, 잠재적 '위시리스트'⑫ 우위에 선 자본적정성…차별화된 포트폴리오·채널

신수아 기자공개 2017-12-08 09:30:00

[편집자주]

보험업계의 금융지주사발(發)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생·손보사에 공공연히 관심을 드러내며 인수 득실을 재고 있다. 그룹 내 존재감이 미약했던 보험 분야를 강화해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대하고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잠재적 매물 리스트에 오른 보험사의 매력도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7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적정성을 둘러싼 관련 규제가 변화하며 보험사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변하고 있다. 과거 규모 경쟁에 뛰어들었던 국내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을 서두르는 사이 일찌감치 선진 시장 기준에 맞춰 자본 적정성을 관리해 온 외국계 보험사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특히 장기·보장성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외국계 보험사는 인수합병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M&A 시장의 '위시리스트'로 불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분석한 2017년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의 평균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272%다.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보험사는 총 7개사,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6곳은 모두 외국계 생보사다.

특히 외국계 생보사의 RBC비율은 업계 1위 삼성생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같은 시기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331.81%, 푸르덴셜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의 비율은 각각 475.65%, 438.19%이며 과거 네덜란드계 보험사였던 ING생명은 522.6%를 기록했다. 최대 200% 포인트 차이가 난다. 뒤를 잇는 BNP파리바(374.03%), PCA(325.34%), 라이나생명(319.54%) 역시 업계 평균치를 넘어서며, 외국계 가운데 다소 낮은 RBC비율을 보유한 메트라이프생명 조차 244.51%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생명과 함께 생보사 빅3로 꼽히는 한화생명(222.2%), 교보생명(241.66%)보다 높은 수준이다.

생보사_RBC_2017_6

RBC제도는 현재 보험사의 리스크를 보다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개정된 상황이다. 이는 각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 종류와 특성, 자산 운용 전략에 따라 향후 치환되는 리스크가 크게 차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생보사는 장기 채권 중심의 안정적인 자산 운용 정책을 고수해 왔다"며 "또한 유럽계 생보사의 경우 모기업이 적용받고 있는 선진 시장 보험 건전성 기준에 영향을 받아 선제적으로 자본 적정성을 관리해 온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푸르덴셜생명·메트라이프생명·라이나생명 등의 차별화된 포트폴리오 역시 전략적투자자(SI)의 구미를 당기는 포인트로 여겨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생보사 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대부분) 변액 보험과 장기·보장성 상품 중심의 보험 영업을 고수해왔다"며 "저축성 보험에 집중하며 이 분야의 경쟁력이 약했던 보험사와 만나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생보사_보장성_저축성_변액보험_비중

실제 금융감독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2016년 누적 기준 전체 보험 계약가운데 변액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64.7%로 업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PCA생명이 45.6%로 뒤를 잇는다. 처브라이프생명·푸르덴셜생명 등 여타 외국계 보험사 역시 변액보험의 비중은 평균 20%를 넘어선다. 반면 흥국생명·동양생명·신한생명·KB생명 등 국내 중소형 보험사 대부분이 변액보험의 비중이 한자리수에 불과하다.

국내 생보사가 보유한 보장성 저축성보험 비중 역시 회사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국내 생보사의 저축성 보험 보유 비중이 외국계 생보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2016년까지 누적된 보유계약을 살펴보면 방카슈량스 채널 의존도가 높은 KB생명·하나생명·NH농협생명의 저축성
생보사_모집방법별_초회보험료
보험 비중은 50%를 넘어선다.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KDB생명 등 중소형 생보사도 저축성 보험의 비중이 약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3 생보사의 경우 저축성 보험의 비중은 20%로 높지 않다. 하지만 2016년 말 기준 삼성생명(127조 원), 한화생명(67조 원), 교보생명(63조 원)의 보유계약은 전체(약 510조 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반면 푸르덴셜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의 경우 저축성보험 비중이 10%대며, 보장성 보험에만 집중해 온 라이나생명의 경우 저축성 보험 비중이 0%로 수렴된다. 특히 같은 시기 라이나생명의 보장성보험 보유계약은 130조 원(2016년말)으로 이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빅3 바로 뒤를 잇는 규모다.

채널 경쟁력 역시 매력도를 가늠짓는 척도다. 보험은 가입자와 판매자가 간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대면모집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실제 국내 생보 업계 상위권 업체일 수록 대리점이나 독립법인(GA)의 의존도가 높다. 상대적으로 약한 비대면채널을 강화할 수 있다면 영업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2017년 8월 말 누적 기준(25개사) 텔레마케팅(TM) 채널을 통한 초회보험료는 737억 원이다. 이 가운데 26%에 해당하는 190억 원은 라이나생명의 실적이다. 업계 내 가장 많은 규모다. 빅3를 포함한 대다수 생보사들이 TM채널을 통해서는 확보한 초회보험료는 수십억 원에 불과하다. 라이나생명은 국내 생보시장에서 TM채널 1인자로 꼽힌다.

앞선 업계 관게자는 "이미 시장이 포화됐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보험사의 매력도는 외형상 확실한 우위를 점했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느냐로 귀결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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