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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보험영토 확장]보험사 M&A '큰 장' 설까①종합금융그룹 지위놓고 경쟁 심화…지주사별 손익 저울질

신수아 기자공개 2017-11-22 10:00:01

[편집자주]

보험업계의 금융지주사발(發)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생·손보사에 공공연히 관심을 드러내며 인수 득실을 재고 있다. 그룹 내 존재감이 미약했던 보험 분야를 강화해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대하고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잠재적 매물 리스트에 오른 보험사의 매력도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1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보험 업계가 금융지주사의 레이더 망에 포착됐다. KB금융지주가 국내외 생명보험사 인수 가능성을 내비친데 이어, 종합 금융그룹 도약을 노리는 지방 금융지주사도 잠재적 인수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의 현황을 살펴보면 보험사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이는 역으로 금융 그룹으로 입지를 다지고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다는 마지막 단추가 보험사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 관계자들이 보험사 M&A의 '큰 장'을 점치는 이유다.

◇종합 금융그룹 미완의 포트폴리오…계열 보험사 미미한 '존재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총 9개사다.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농협금융지주·BNK금융지주·DGB금융지주·JB금융지주·한국투자금융지주 등 8곳이 은행을 자회사로 둔 은행지주회사이며, 유일하게 메리츠금융지주가 산하에 은행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 가운데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는 KB금융지주·농협금융지주·메리츠금융지주 3곳이며,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곳은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농협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5곳이다. 손·생보사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곳은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단 두 곳에 불과하다.

특히 금융지주사 산하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해당 업계 내 입지가 크지 않다. 생보사의 경우 총자산을 기준으로 할 때 빅3(Big 3)는 삼성생명(253조9345억), 한화생명(109조4072억), 교보생명(95조74억)이다. NH농협생명(63조418억)은 빅3 뒤를 이어 4위다. 하지만 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1위 사의 4분의 1 수준이며, 바로 앞에 랭크된 3위 교보생명과도 30조 원 가량 벌어진다.

이어 신한생명이 총 자산 29조484억 원으로 10위 권 내에서 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 등과 중위권을 다투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은행과 증권사 등 여타 계열사로 개별 업권 내 독보적인 입지를 갖추고 있는 모습과는 사뭇 반대된다. 특히 자산 규모가 적은 KB생명(9조497억 원), DGB생명(5조7768억 원), 하나생명(4조2924억 원) 등은 업계 내 존재감 조차 크지 않다.

금융지주 계열 손보사도 상황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지주사내 기여도가 50%이상을 차지하는 메리츠화재의 경우 업계 내 순위는 5위(17조4706억 원)에 불과하다. 특히 메리츠화재 바로 앞 4위와 자산 규모 격차는 10조 원 이상으로 벌어진다. 그러나 메리츠화재의 뒤를 따르는 한화손보(14조2179억 원)와는 자산 규모가 3조 원 가량만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또한 9조5139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농협손보 역시 한화손보·롯데손보·흥국화재 등 대기업 계열사 뒤를 이어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전신 LIG손해보험의 업력을 등에 업은 KB손해보험(자산 30조4779억 원)이 빅3로 꼽히는 삼성화재(71조8488억), 현대해상(38조2289억), DB손보(36조2289억 원)의 뒤를 잇고 있을 뿐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그간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대부분이 계열 은행 등을 활용한 방카슈랑스 판매에 집중해 성장의 제약이 있었다"며 "KB금융지주가 LIG손보 인수를 통해 그룹의 전체적인 이익구조를 개선한 전례를 비추어 여타 금융지주사의 추가적인 움직임에도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생보사와 손보사를 동시에 보유할 경우 운용 자금의 규모와 수익성이 균형을 맞춘다는 점에서 이점이 존재한다. 생보사는 손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자금을 장기간 운용할 수 있다. 다만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는 손보사가 앞설 수 있다. 금융지주사가 손·생보사의 균형을 노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금융지주사_계열사_현황


◇'1위 경쟁' KB금융·신한지주…'정중동' 지방금융지주

실제 지난 달 열린 KB금융의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발표자로 나섰던 이재근 KB금융지주 상무(CFO)는 "(그룹 내에서)생명보험부문이 약해 생명보험사 매물을 적극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KB생보는 24개 생보사 가운데 총 자산(9조497억 원) 기준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손보업계 4위를 수성 중인 KB손보와 업권 내 존재감이 큰 차이가 난다.

현재 검토 중인 딜(Deal)은 없다는 전제하에 나온 답변이지만 해당 발언의 주목도는 상당했다. 이미 3년 전 LIG손보(현 KB손보)를 인수해 금융지주의 비은행 기초체력을 한 껏 강화했던 KB금융지주는 최근 몇 년 사이 M&A 시장에서 실행력까지 검증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에는 신한금융지주의 롯데손해보험 인수 추진설이 시장을 강타했다. KB금융 그룹과의 1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는 그럴듯한 이유가 따라 붙었다. 신한금융 그룹은 은행을 비롯해 카드사·생보사·증권사 등 대부분의 비은행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다. 단 하나, 손보사만 없다.

이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소문 진화에 나섰으나 보험사 인수 가능성은 쉽사기 가라앉지 않고 있다. 1위 경쟁이 한창인 KB금융지주가 손보사 인수를 통해 연간 3000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그룹내 편입한 성공담을 무시할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지방 계열 금융지주사 역시 움직임은 '정중동'으로 풀이된다.

해외 손자회사를 제외하고 BNK금융지주는 8개의 비상장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은행·증권사·저축은행·캐피탈·자산운용까지 다각도로 금융 계열사를 가지고 있으나 보험사는 단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BNK금융지주는 보험사 매물이 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등장했다. 특히 도전적인 DNA를 보유한 증권통 김지환 회장 체제하에서 M&A 시장의 적극적인 행보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그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온 JB금융지주도 산하에 보험사가 없긴 마찬가지다. 종합금융그룹으로 전진 중인 JB금융은 은행부터 캐피탈, 자산운용사까지 구색 맞추기를 끝냈다. 이젠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확대할 때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사세 확장에 나서며 JB금융지주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은행, 자산운용, 캐피탈사에 이어 증권사까지 인수하며 '완전체'로 변모하고 있는 DGB금융지주 역시 생보사만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DGB생명의 총 자산은 5조7768억 원에 불과해 업권 내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대로라면 보험사 규제 변화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어야하는 시점에 자칫 '계륵'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또 한번의 베팅을 두고 선택의 기로에 선 DGB금융지주는 수면 아래에서 재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래에셋생명·PCA생명 등을 보유한 미래에셋금융그룹, IBK연금보험을 보유한 IBK기업은행 계열 그리고 우리아비바생명 매각 이후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리은행 등도 금융그룹사로 존재감 확장을 위해 추가적인 베팅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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