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보험영토 확장]메리츠화재, 업계 상위 기초체력 '장점'⑩높은 ROA·ROE…탄탄한 그룹 내 입지 "내놓긴 아까운데..."
신수아 기자공개 2017-12-05 09:11:58
[편집자주]
보험업계의 금융지주사발(發)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생·손보사에 공공연히 관심을 드러내며 인수 득실을 재고 있다. 그룹 내 존재감이 미약했던 보험 분야를 강화해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대하고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잠재적 매물 리스트에 오른 보험사의 매력도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4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해보험 업계 관계자들이 꾸준히 눈길을 주는 잠재적 매물이 있다. 업권 내 상위권을 유지하며 탄탄한 기초체력을 과시해 온 메리츠화재다. 증권업 분야 강화를 노리고 있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언제든 손해보험사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메리츠화재는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건전성을 제고해왔다. 대형사 대비 높은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인수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자본 조달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2년간 이미 공격적인 구조정을 통해 몸집을 경량화시켰다.
미래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장기 보장성 보험 중심의 경쟁력도 갖춘데다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자기자본수익률(ROE) 역시 금융지주의 구미를 자극할 수 있다는 평가다.
◇탄탄한 기초체력…금융지주 관심도 높아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7월 말 누적 기준 234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업계 빅3(Big3)로 불리는 삼성화재는 8685억 원, 현대해상은 3364억 원, DB손보(옛 동부화재)는 4308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빅3를 잇는 KB손보의 순이익은 2649억 원으로 집계된다.
3분기 말 메리츠화재의 총자산은 17조4706억 원. 같은 기간 현대해상·DB손보·KB손보가 각각 38조7317억 원, 36조2289억 원, 30조4779억 원을 기록했다. 자산 규모가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상위권 업체들과 비교해 크게 뒤쳐지지 않는 순이익 규모다.
실제 메리츠화재의 지난 3분기 기준 자기자본수익률(ROE)과 총자산수익률(ROA)은 업계 평균보다 높다. ROE는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며, ROA는 총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국내 보험사의 ROE 평균은 10.75%, 손해보험사 평균은 15.08%다. 같은 기간 국내 보험사 평균 ROA는 1.04%, 손해보험사 평균값은 1.97%를 기록한 상황이다. 하지만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기준 ROE는 24%, ROA 2.6%로 평균값을 최대 두배 이상 넘어선다.
선제적 자본확충에 나섰던 메리츠화재는 RBC비율 역시 대형사와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 상반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은 203.8%, 3분기 말 기준 199.5%를 기록한 상황. 지난 3분기 말 기준 현대해상의 RBC비율은 191.5%, DB손보는 204.5%, KB손보는 192.1%로 나타났다. 특히 150%를 턱걸이 해 분주하게 자본조달에 나선 중소형사와도 30~40%포인트 벌어진다. IFRS17도입을 앞두고 수백, 수천억원의 비용을 들여 자본확충에 나선 중소형사 상황을 감안할 때, 잠재적 매물로 훨씬 매력도가 높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관련 업계가 말하는 대형사 매물의 마지노선은 보통 메리츠화재"라며 "메리츠화재 정도가 매물로 나온다면 치열한 수 싸움이 있을 수있다는 관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LIG손해보험(현 KB손보)을 통해 금융그룹 내 이익을 확대한 KB금융지주의 전례를 감안할 때 1위 경쟁에 나선 대형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베팅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의 매출 전략도 주목받는 상황이다. 실제 보장성 인보험(人保險)의 신계약은 급증하는 추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8월과 9월 각각 15.8%, 16.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내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장성 인보험 신계약의 급증은 단기적으로는 지급수수료 추가상각 등 비용 증가에 따라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중장기적인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라며 "(메리츠화재)최상위귄을 유지한다는 것은 수십년 간 큰 변화 없던 손보업의 경쟁구도에 근본적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보험업 관리규정 도입 이후 저축성 보험 시장이 축소되고 있어 보장성 보험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보험대리점(GA) 채널 강화를 위해 메리츠화재가 공격적으로 내걸었던 높은 수수료는 향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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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강화의 디딤돌?…"손보사 내놓기엔 아까운데..."
메리츠화재의 '잠재적 매물'설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증권업 강화 움직임에서 힘을 받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증권 업계내 중형사 규모지만, 실적만은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분기마다 1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발생하는 잉여금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해 온 모법답안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당국으로 부터 받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리아선스가 오는 2020년 만료된다"며 "초대형 IB 자기자본을 맞추기 위해서 자기자본을 4조원 까지 늘려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방식처럼 이익을 최대한 유보해 4조 원을 만들겠다는 게 내부의 목표"라며 "현재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다각도로 연구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자본총계는 3조2242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4년 말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하고 이듬 해 4000억 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메리츠캐피탈 지분을 인수하고, 지난 6월 7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현 수준의 자본 규모를 만들었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행보를 감안할 때 큰 틀에서 손해보험을 매각해 종금사 자본을 확충하는 청사진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이)매년 2000억 원 수준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어 이익을 유보해 자산을 확대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5년부터 그룹내 손해보험업과 금융투자업(증권사)의 순익 비중을 살펴보면, 매출액 대비 순익 비중이 낮았던 손보업은 해를 거듭할 수록 이익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2015년 말 38.2%에 불과했으나, 지난 3분기 말 51.5%로 확대됐다. 반면 2015년 말 순이익 기여도가 65%에 이르렀던 금융투자업은 올 3분기 말 38.3%로 줄어들었다. 이는 역설적으로 메리츠화재의 이익구조가 상대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연초부터 메리츠화재의 주가는 상승기조다. 4일 종가 기준 2만4500원으로 시가총액은 2조6757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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