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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T캡스 M&A, '소문만 무성한 잔치' 전락하나 과도한 매각희망가·수익성 개선 착시 등 원인 분석

한형주 기자공개 2017-12-13 08:40:5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1일 09: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자 측 희망가가 자그마치 3조 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M&A 딜, ADT캡스 경영권 거래가 입찰 초반부터 삐그덕거리는 모양새다. 잠재투자자로 거론됐던 후보들이 대거 불참해 매각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매도자의 지나친 밸류 눈높이와 제한적인 펀더멘털 개선세 등에서 원인을 꼽고 있다.

11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ADT캡스 매각자인 칼라일그룹(The Carlyle Group)이 지난 7일 예비입찰을 실시한 결과 CVC캐피탈파트너스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맥쿼리 단 3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당초 예상한 것보다 호응도가 매우 낮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원매자로 지목돼온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텍사스퍼시픽그룹(TPG), MBK파트너스 등은 물론,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해 JP모간을 자문사로 선정한 베인캐피탈도 응찰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매도자가 7일 이후에도 계속 룸을 열어둬 지난주 말 기준 최종 참가자 수는 3곳을 웃돈 것으로 보이나, 완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후보는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인수 의지가 강해 보이는 CVC조차 내부 투자심의위원회 통과 절차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다.

업계에선 ADT캡스 경쟁입찰이 인수의향서(LOI) 접수 단계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로 셀러의 과도한 매각희망가를 지적하는 시각이 많다. 매각자가 앞서 배포한 투자설명서 등을 통해 제시한 ADT캡스의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Normalized EBITDA)은 작년 말 기준 2630억 원에 달한다. 칼라일이 ADT캡스를 인수할 당시 밸류에이션(EBITDA 멀티플 12배)을 적용할 경우 매각 대상인 100% 지분가치(에퀴티 밸류)는 3조 원을 상회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해당 EBITDA는 칼라일의 ADT캡스 인수 시점 EBITDA인 1700억 원보다 무려 50% 이상 증가한 수치지만, 이는 회계 변경에 따른 개선으로 실제 펀더멘털 향상폭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게 뭇 인수후보들의 진단이다. ADT캡스가 기존에 가입자 획득비용(Acauisition Cost)을 비용으로 처리하던 것을 자본화해 EBITDA 제고로 연결시켰다는 것.

기대를 모았던 글로벌 사모투자(PE) 운용사 상당 수가 ADT캡스 M&A를 보이콧한 이면엔 함께 진행 중인 조 단위 딜 'CJ헬스케어 매각' 거래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예상 거래가 약 1조 원 규모의 CJ헬스케어 인수전엔 ADT캡스 매각 예비입찰에 불참한 베인캐피탈과 MBK 등은 물론 CVC, 한앤컴퍼니, 심지어 ADT캡스 매각자인 칼라일까지 들으면 알만한 대형 사모투자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게다가 CJ헬스케어 매각 예비입찰도 이달 중으로 예정돼 있어 두 빅딜 간 일정 또한 상당 부분 겹친다. 원매자가 매물 한 곳에 관심을 가지면 다른 한 곳은 포기해야 하는, 프로세스상 에러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 공교롭게 두 거래 모두 모간스탠리가 매각주관을 맡고 있다.

거래 관계자는 "ADT캡스 매각 입찰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양상으로 흘러가는 데는 주관사 내부 조율 문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칼라일과 모간스탠리는 주중 ADT캡스 인수 적격 예비후보(숏리스트)를 추려 가상데이터룸(VDR) 실사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예비입찰에 응한 투자자 수가 적어 되도록 많은 후보들에게 본입찰적격자 지위를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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