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 '숨가쁜 만기 대응' 사모채 의존도 심화 [2017 Big Issuer 분석]4년만에 회사채 발행 3000억 넘어…조달여건, 계열사별 희비
임정수 기자공개 2017-12-18 15:34:04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4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그룹의 2017년 채권 발행 물량이 4년 만에 3000억 원을 넘어섰다. 계열사들 회사채 만기가 연이어 몰리면서 숨가쁜 자금 조달을 이어갔다. 하지만 계열사 상당 수의 신용도가 공모채를 순조롭게 발행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모채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됐다. 채권 만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룹 계열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2018년에도 사모채 중심의 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입금 상환 일정 줄줄이' 회사채 발행↑…사모채 의존도 심화
14일 더벨에 따르면 올해(1월~12월 14일 납입 기준) 3497억 원 규모의 회사채(사모채 포함)를 발행했다. 2015년 2240억 원, 2016년 1360억 원어치의 채권이 발행된 것을 고려하면 평년 대비 회사채 발행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채권 발행액은 2013년(3025억 원) 이후 4년 만에 3000억 원을 넘어섰다.
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한솔제지가 1757억 원으로 채권 발행 물량이 가장 많았다. 한솔테크닉스 890억 원, 한솔케미칼 500억 원, 한솔홀딩스 200억 원, 한솔신텍 150억 원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회사채 만기가 몰리면서 채권 발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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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는 옛 한솔아트원제지와의 합병으로 합병 전 두 회사가 발행한 채권 만기가 연이어 도래했다.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 공모채 1500억 원, 사모채 917억 원 등 총 2417억 원 어치의 채권 만기에 대응했다.
한솔케미칼도 1월 500억 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해 4월 만기 도래한 회사채 400억 원어치를 상환하고 나머지 100억 원을 배당 지급에 사용했다. 한솔테크닉스는 2월부터 12월까지 총 900억 원어치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했다.
차입금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는 가운데 계열사들 신용도가 우량하지 않아 사모채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전체 회사채 발행 물량 중 공모채 비중은 50%에도 못미친다. 한솔제지와 한솔케미칼이 각각 1000억 원, 500억 원어치를 발행한 게 전부다. 나머지 1997억 원어치는 모두 사모채다. 한솔제지가 757억 원, 한솔테크닉스가 890억 원, 한솔홀딩스가 200억 원, 한솔신텍이 150억 원어치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한솔제자는 변동금리부 사모 외화사채를 발행해 기존 외화사채를 차환했다. 그룹 계열사 중 사모채 발행이 가장 많았던 한솔테크닉스는 공모채와 사모채 만기를 모두 사모채로 대응했다. 2013년 신용등급이 BBB0로 떨어진 이후 신용도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모채 발행을 기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등급 전망만 '긍정적'으로 바뀐 상태다.
◇ 차입금 상환용 회사채 발행 이어질듯…조달여건, 한솔제지 '부정적'·한솔테크 '긍정적'
한솔그룹은 2018년에도 차입금 만기에 대응하는 선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솔제지는 내년 4월부터 10월까지 총 950억 원어치의 회사채 만기가 대기하고 있다. 한솔테크닉스는 530억 원어치의 채권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한솔홀딩스, 한솔케미칼, 한솔신텍, 한솔이엠이 등은 채권 만기가 없다. 이에 따라 내년 채권 발행액은 올해보다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는 실적 악화가 자금 조달에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펄프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솔제지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다. 국제 유가 상승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제지업종은 원자재값 상승을 판매가에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펄프 회사가 없는 한솔그룹은 원가가 오르는만큼 수익성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실적 악화가 공모채 발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솔테크닉스의 조달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에 11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다. 신용도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면서 스마트폰 EMS, 무선충전 모듈 등의 부문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면서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경우 신용등급 BBB+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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