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재개 웅진, 원조 '자존심' 빛 발할까 [렌탈 전성 시대]⑩자회사 '북센'이 물류 담당, (주)웅진 내 IT·콜센터 사업과 시너지 노려
서은내 기자공개 2017-12-19 08:00:3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8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렌탈'의 시초를 만든 웅진이 본격적인 정수기 렌탈 재개시를 한 달여 앞뒀다. 웅진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으면서 25년간 공들여 키운 웅진코웨이를 떠나보내야 했다. 웅진은 당시 5년간 겸업금지 계약을 맺었다. 내년 1월 겸업 금지가 끝난다. 윤석금 웅진 회장이 렌탈 시장에 새롭게 던질 승부수에 생활가전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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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은 내년 1월 렌탈 신사업에 투입할 인력 채용을 개시한다. 사업 지원 인력과 영업사원 모집을 병행할 예정이다. 렌탈은 대규모 영업 인력이 필요한 사업인만큼 정식 사업 시작까지는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확실시 되는 웅진의 렌탈 제품 군은 침대매트리스와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이다.
지주사 ㈜웅진 내 신사업TF 팀이 사업 방식과 제품 군, 시기 등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TF를 기반으로 내년 1월 사업부 체제로 출범하거나 새로운 별도 법인을 설립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제조공장은 없으며 중소업체에 OEM을 맡겨 렌탈 제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웅진은 렌탈 신사업을 놓고 '원조'의 자신감을 내비친다. 렌탈의 경쟁력인 영업·콜센터·물류·IT시스템 체계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가장 큰 강점은 영업력이다. 윤석금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1조원이 넘는 회사로 키울 수 있었던 강력한 무기가 남다른 영업 노하우다. 정수기 렌탈로서 여전한 웅진의 브랜드 인지도 역시 기대감을 높인다. 웅진 관계자는 "코웨이를 매각했지만 기존 정수기 사업에 몸담았던 핵심인력이 웅진에 남아있으며 과거 웅진코웨이에서 일하다 다른 곳으로 옮겼던 이들이 재입사하기도 했다"면서 "정수기 렌탈의 기반인 방문판매 노하우는 웅진의 DNA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콜센터와 IT서비스는 그룹 지주사 ㈜웅진에서 주력으로 지속해온 사업이다. 웅진은 이 부분에서 초기 렌탈사업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웅진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1357억 원 매출을 올렸으며 그 중 42%가 IT서비스에서 나왔다. 웅진은 그동안 미국 SAP 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SI사업 즉, 국내 ERP(전사물류체계)시스템 구축 사업을 해왔다. 웅진 SI사업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이미 지난해 연매출을 넘어섰다. 또 지주사의 수익원 중 하나인 콜센터 서비스는 정수기 설치 인력 파견의 시발점이자 영업 발판이다.
또 하나 중요한 축이될 물류 부문은 자회사 '북센'이 담당할 예정이다. 출판물 유통 사업체인 북센은 과거 코웨이 매각 전 웅진의 정수기 물류서비스를 했던 회사다. 북센은 지난해 매출 규모가 약 1075억 원이며 올 3분기 매출액이 1044억 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787억 원)에 비해 약 33%나 늘어났다.
웅진은 해외 지역 정수기 사업도 이미 1년 전부터 시작했다. 자회사 웅진에버스카이가 터키에서 렌탈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터키에 지점 5곳도 추가로 오픈했다. 이곳 웅진 영업사원 수는 80명이며 윤형덕 웅진에버스카이 대표가 애정을 가지고 챙기고 있다. 윤 대표는 윤석금 회장의 장남으로 웅진코웨이 시절부터 상품기획팀장 등을 거쳐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업계에선 웅진이 신사업을 재개할 때 윤 대표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과제는 자금 조달이다. 렌탈 초기 투자비가 만만치 않다. 방법은 차입 혹은 그룹 내 자금력을 동원하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웅진그룹은 주력 자회사인 웅진씽크빅이 방문 학습지 시장에서 양호한 경쟁력을 확보해 연간 300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웅진에너지 실적에 따라 수익 가변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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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은 지주사인 ㈜웅진(옛 웅진홀딩스) 아래 웅진씽크빅·웅진에너지를 주력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북센을 비롯해 웅진플레이도시·태승엘피·웅진투투럽·렉스필드컨트리클럽·웅진에버스카이·웅진릴리에뜨 등 9개 자회사가 그룹에 포함돼 있다.
웅진은 1조5000억 원 규모의 회생 채무는 대부분 갚은 상태다. 지난 7~8월 사이에 웅진은 약 300억 원의 사모채를 발행했으며 이를 포함한 3분기 말 기준 장단기차입금과 사채 규모는 711억 원 정도로 부채비율은 143%다.
회사 측은 렌탈 사업 특성상 계정만 빠르게 확보한다면 이를 담보로 자산 유동화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웅진이 과거 렌탈 사업 초기에도 사용했던 방식이다. 렌탈 계정을 자산으로 차입을 일으켰다. 웅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렌탈 계정을 담보로 한 유동화 비용이 비싸지긴 했지만 지금도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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