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2월 20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2017년을 우리은행 '자산관리(WM)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기존 연금신탁사업단과 WM사업단을 연금신탁그룹과 WM그룹으로 격상시켰다.그 결과 우리은행의 비이자수익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연금신탁그룹은 올해 주가연계신탁(ELT)을 8조 원 이상 판매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WM그룹도 선전했다. 방카슈랑스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전년도와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했고,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펀드 판매잔고도 늘렸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모델포트폴리오(MP) 상위권 수익률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개선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의 WM 비즈니스 역량이 강화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우리은행은 올해 WM 대중화 차원에서 3000만 원 보유 고객부터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지만 고액자산가 유치 경쟁에서는 뒤쳐지는 결과를 낳았다. 사내 자산관리대학을 설립해 인력 양성에 나섰으나 역량 있는 프라이빗뱅커(PB)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일선 PB는 우리은행 WM 비즈니스의 문제점으로 인사를 꼽는다. 연금신탁그룹과 WM그룹이 사업단이었던 시절 사업단장은 부행장 승진을 앞둔 인사들이 거쳐가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해 단기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직급이 낮은 인사가 기용되면서 전사적으로 힘을 실어야 하는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기 어려웠던 측면도 있다.
이광구 전 행장은 올해 WM그룹과 PB들의 의견을 취합해 WM 채널 전략을 세우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RM과 PB가 협업하는 모델을 만들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자는 게 새로 추진하려던 전략의 골자다. 법인고객 기반이 탄탄해 RM-PB 협업 모델을 구축하면 경쟁사와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복안이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전략 과제로 글로벌, 디지털과 함께 자산관리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표명했다. 우리은행 자산관리는 올해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뤘지만 전략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손 내정자가 우리은행의 자산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려면 전임자가 남긴 과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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