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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개선한 현대重, 공모채 시장 복귀 요원 신설 분할법인, '조선업 리스크' 여전…전단채·CP·사모 의존

이성규 기자공개 2017-12-28 11:31:33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구조조정·지배구조개편 등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조선업황이 시장성 자금 조달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했다. 단기간 내 현대중공업의 공모채 시장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2800억 원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7월 발행한 것이다. 계열사 대부분은 사모사채나 기업어음(CP)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의 공모 회사채 발행량은 '제로'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2년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공모로 조달하는 등 빅 이슈어의 면모를 보였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1조 5000억 원이 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조선산업 경쟁심화, 2014년 유가 급락에 따른 해양 플랜트 취소 등으로 실적 부진이 반영된 결과다. 조선사가 모태인 그룹 사업 구조상 조선시황에 따라 발행 물량 부침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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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자 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현대삼호중공업 프리 IPO, 계열사 지분 매각 등으로 올해 1조 1000억 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이투자증권 매각 완료시 4500억 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또 지난 4월에는 현대중공업을 4개사(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로 분할해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로봇 및 투자), 현대로보틱스(건설장비)가 각각 영위하는 사업은 견고한 시장 지위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분할로 신설 분할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다소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내년 1조 1000억 회사채 만기...공모시장 복귀, 시기상조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년 1조 1000억 원 가량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중 공모채는 1조 원이 넘는다. 현대중공업(신설법인에 이전)과 신설법인(현대로보틱스 2300억 원, 현대건설기계 2350억 원), 현대오일뱅크(3200억 원), 현대삼호중공업(2300억 원), 현대미포조선(1000억 원), 현대로보틱스(2300억 원), 현대건설기계(2350억 원) 등이 만기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신설·존속법인 연대 변제 책임)이 유동성을 확보해 놓은 만큼 신설 법인들도 차환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설 분할법인들의 향후 시장 조달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분할 전 현대중공업이 발행한 회사채 등 상당 부분이 신설 법인으로 이전되면서 현대중공업의 신용도 지위(A-)를 그대로 승계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조선업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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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그룹 자금조달 규모도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지난 11월 말까지 5조 1700억 원(47억 달러, 환율 1100원 적용)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전년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포함한 신규 수주는 20% 늘어난 8조 2500억 원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 증가로 수주잔고 감소세는 둔화됐다. 하지만 조선사 매출은 수주시점으로부터 약 2년 후 매출에 반영된다. 내년까지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선복량(적재 총량) 증가로 화물운임도 감소하고 있어 해운사들의 발주를 낙관하기 어렵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수주절벽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면서도 "노후교체 수요도 있지만 제한된 수주물량을 놓고 조선사간 경쟁이 심화될 경우 선가 상승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기간 내 현대중공업그룹의 공모채 시장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는 이달 총 1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기업어음(CP, 1년 물)을 통해 끌어 모았다. 지난 9월 발행한 전단채(1500억 원, 91일 물)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에는 사모로 자금을 조달(1500억 원)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9월 650억 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과거 3~5년 물 위주로 공모시장을 통해 조달했던 것과 분명 다른 모습이다.

시장 관계자는 "2016년 수주절벽 여파로 내년까지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중공업은 물론 조선업계의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어 내년 공모 자금 조달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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