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의 30년…그룹 재건 발판 되찾기 '권토중래' [돌아온 윤석금 코웨이 도전]①'정수기=웅진' 재정립 포석…'렌탈 법인신설' 카드도 만지작
노아름 기자공개 2017-12-28 10:09:20
[편집자주]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코웨이 인수를 공식 선언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코웨이를 매각한 지 5년 여만이다. 샐러리맨 신화에서 법정관리 신청과 졸업에 이르기까지 격랑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내몰렸던 윤 회장은 코웨이 재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코웨이 M&A로 또 다시 이슈의 중심으로 등장한 웅진그룹과 윤 회장의 행보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7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이 돌아왔다. 5년 전 잃어버렸던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를 되찾기 위해서다. 업계에서 소문으로만 나돌던 웅진그룹의 렌탈업 진출설은 코웨이 재인수를 전격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수면위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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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의 잃어버린 5년…왜 다시 코웨이인가
웅진그룹은 지난 2013년 MBK파트너스에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경영권을 넘겼다. 그룹의 30여년 역사에서 정수기 렌탈업의 상징성이 작지 않았지만 윤 회장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재무구조 악화가 지속되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알짜 계열사로 꼽히던 웅진코웨이 등을 매각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당시 MBK파트너스와 합의한 '5년 경업금지' 조항에 따라 웅진그룹은 그 동안 국내서 렌탈업에 손을 떼 왔다. 제한 조치가 풀리자 마자 웅진그룹이 사업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은 자본시장 안팎에서 끊임없이 나왔다. 다만 그 방식과 시점에 관심이 모였을 뿐이다.
웅진그룹 입장에서는 코웨이를 되찾아 오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빠른 시간 안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렌탈업을 영위할 수 있고,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용을 크게 지출하지 않고도 충성 고객을 다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이 렌탈업을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 보다는 코웨이에 웅진 간판을 다시 다는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업계 시각도 이와 무관치 않다. 브랜딩을 새롭게 시작할 경우 아무리 렌탈업을 잘 알고 있는 윤석금 회장이라도 위험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반면 코웨이를 다시 인수한다면 '정수기=웅진' 등식을 다시금 정립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인지도 역시 무시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아직까지도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코웨이'를 검색하면 '웅진코웨이'나 '웅진 정수기' 등이 연관검색어로 나올 만큼 웅진의 브랜드는 망강하다. 즉, 소비자의 인식은 5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웅진그룹이 벌여온 렌탈업 유관사업도 코웨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5년간 국내 정수기 렌탈 사업에서 벗어나 있었음에도 ㈜웅진은 콜센터 및 IT서비스 사업을 지속해왔다. 자회사 북센을 통해서는 물류서비스를 분담할 수 있어 렌탈업 인프라를 상실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관련업계에서는 시장 진입 예상속도 및 판관비 지출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웅진코웨이 시절 확보해놓은 기술력 및 판매망을 기반으로 코웨이가 현재까지도 정수기 시장의 주도권을 갖고 있다"며 "웅진이 방판 시장을 선점해놓은 사업자를 흡수하면 영업망 확충 등 부수적인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인수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웅진이 시장 재진입을 꾀하는 입장에서 코웨이는 금융비용을 감당하고서라도 되찾아오고 싶어하는 매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설법인 설립…렌탈업 진출 포석?
신설법인 설립계획을 언론을 통해 밝히며 렌탈사업 재진출 가능성을 시사한 점 또한 흥미로운 대목이다. 법인설립 여부도 중요하겠으나 '방판 신화 윤석금'의 귀환을 알림으로써 코웨이 인수를 희망하는 잠재적 경쟁자들의 협상 의지를 꺾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만약 코웨이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자체적으로 렌탈업을 다시 진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웅진그룹은 그 동안 경업금지 제한 해제를 염두에 두고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업계에서는 신설법인의 경우 경업금지 해제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한다. 웅진그룹의 의지만으로는 코웨이 인수 성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룹이 마냥 손을 놓고 있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가격 조건이 맞아 거래가 성사된다면 코웨이를 되찾겠지만 설령 딜이 무산되더라도 정수기 렌탈사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른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통해 렌탈업 강자의 지위를 되찾겠다는 설명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은 코웨이 지분 인수를 타진하는 동시에 렌탈업 진출을 위한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투 트랙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며 "둘 중 투자비용 대비 효과가 큰 쪽으로 고려 중이며 렌탈업 신사업 추진을 위한 법인 설립이 가시화된다면 이르면 3월 체계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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