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확고한 오너 2세 체제 전환 [전환기 엔지니어링업⑦]신희정 대표, 지주사 통해 최대주주 올라..신재호 회장 2세도 경영참여
이상균 기자공개 2018-01-15 07:58:10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9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명기술공단(이하 동명)은 창업주인 신동수 총회장과 신재호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지 50여년 가까이 지났다. 자연스럽게 2세 경영을 모색할 시기가 무르익었다. 실제로 신 총회장에 이어 아들 신희정 대표가 10년 가깝게 회사를 이끌고 있다.신 대표는 1990년대 말 영업정지 이후 실의에 빠져있던 조직에 새로운 목표를 제시해 활력을 불어넣고 지지부진했던 해외사업 매출액을 600억 원대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여줬다. 동명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신 대표 중심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신희정 대표, 2009년부터 경영 전면나서
신 대표는 1968년생으로 고려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동명 구조부에서 설계 분야 실무경험을 쌓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트로이타운의 렌셀레어에서 토목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귀국해 4월 동명에 다시 입사했다. 경영지원실과 사업총괄실 등 핵심 부서를 거치며 기획, 인사, 재무 등을 경험한 뒤 2009년 4월 총괄사장으로 취임했다.
신 대표가 취임할 당시, 동명은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1998년 영업정지 3개월을 받으며 업계 1위에서 8위까지 하락한 이후 극심한 슬럼프가 이어졌다.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가산점 감점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수주 실패가 반복됐고 직원들은 자신감을 잃었다. 수년간 국내 관급공사에 매달리면서 타성에 젖어있다는 점도 문제였다.
신 대표는 변화 없이는 비전도 없다며 직원들에게 발상 전환을 요구했다.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어 ‘한 우물 파기'도 경계했다. 대신, 글로벌 인재 육성과 자율적 책임을 강조했다.
신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최대 성과는 해외사업이다. 나이지리아와 과테말라 등에서 실패를 거듭했지만 도전을 계속 이어간 끝에 알제리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2008년 지사를 설립한 리비아는 신 대표가 1년 6개월 동안 현지를 오가며 공을 들인 지역이다. 덕분에 알아자란과 벵가지 등 택지개발 사업과 트리폴리~써트 철도부설 감리 사업을 수주했다.
신 대표는 장기적으로 플랜트 사업 진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플랜트는 발전소, 담수공장, 석유화학, 시멘트 등 산업·에너지시설을 말한다. 단순 설계에서 벗어나 시설물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EPC 종합엔지니어링을 꿈꾸고 있다.
다만 규모가 너무 커 대기업의 전유물이기 때문에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걸음으로 환경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2010년 2월 수주한 ‘청주하수처리장 여과시설 및 소각로 실시설계 용역'이 대표적이다.
◇신재호 회장 아들 신경수도 '경영참여'
동명의 지배구조는 일찌감치 신희정 대표 중심으로 재편됐다. 동명의 최대주주는 에스앤제이케이로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신재호 회장(30%), 신동수 총회장(17%) 순이다. 에스앤제이케이는 1999년 7월 설립돼 수산물 판매 및 유통업을 영위하다가 2000년대 중반 부동산 개발 및 컨설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디엠이씨앤아이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신 대표는 디엠이씨앤아이의 최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
즉, 신희정→디엠이씨앤아이→에스앤제이케이→동명의 지배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신동수 회장 지분율이 68%에 달했지만 이중 51%가 고스란히 에스앤제이케이로 넘어갔다. 디엠이씨앤아이의 설립연도(2008년 4월)를 감안하면 신 대표가 취임하기 1년 전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향후 신동수 총회장의 동명 지분도 신 대표에게 단계적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호 회장도 아들인 신경수 상무에게 지분을 넘겨줄 것으로 보인다. 신 상무는 동명의 법무 감사실에서 근무 중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99년 동명에 입사했다. 동명의 지분 1%를 보유하고 있다.
동명 관계자는 "상속 및 증여를 위해 에스앤제이케이 등 지주회사를 만들었다"며 "신 대표가 보유한 디엠이씨앤아이의 정확한 지분율은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