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인수한 가나안, 빛발한 'M&A 전략' [변혁기 의류 OEM 분석]①니트·가방·신발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구축…관계사 매출 1조 문턱 훌쩍
노아름 기자공개 2018-01-22 08:35:33
[편집자주]
섬유산업은 오늘날 한국경제를 일군 씨앗이다. 옷과 신발을 직수출하는 업태는 변화를 거듭했지만 여전히 수출 경제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옷을 만들던 작은 공장들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의류 OEM사'로 재탄생했다. 상표가 없는 OEM업체는 외형에 밀려 그동안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단순 하청을 넘어 종합의류기업 등 변신을 꿈꾸는 숨은 주역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6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출시된 롱패딩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제조사 신성통상에 패션업계의 관심이 모였다. 앞서 기업회생절차를 밟았던 신성통상은 염태순 회장이 이끄는 가나안에 인수된 이후 몸집을 3배 이상 불렸다. 가나안은 신성통상을 포함해 에이션패션 등 의류회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중견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사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염 회장은 1983년 가방·텐트 OEM기업 가나안을 설립했다. 가나안이 시장에 내놓은 가방브랜드 '아이찜(Izzim)'의 인기를 발판삼아 2002년에는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신성통상을 인수했다. 1999년부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이어오던 신성통상은 가나안컨소시엄에 924억 원에 인수돼 2002년 12월 새출발했다.
신성통상 인수에 앞서 염 회장이 눈독들였던 회사는 에이션패션(전 '하이파이브')이다. 염 회장은 2001년 에이션패션을 품에 안으며 인수합병(M&A)를 통해 패션의류 포트폴리오를 차곡차곡 구축했다. 사업부문 재조정을 통해 에이션패션은 의류브랜드 '폴햄(POLHAM)'을 판매하는 등 내수시장에 집중하게 됐다. 공격경영을 주도한 결과 염 회장은 니트부터 신발에 이르는 OEM 사업을 다각화했다는 평가다.
뿌리가 된 가나안을 비롯해 가방과 신발 등을 제조하는 씨앤티스, 그리고 신성통상과 에이션패션 등 염 회장의 영향력 아래 놓인 법인의 지난해 매출을 합산하면 관계사들의 전체 매출은 1조 3000억 원 상당으로 파악된다.
이 중 주력 사업회사 신성통상은 월마트(WalMart), 타겟(Target) 등 대형 할인점 바이어에 니트 의류를 수출하고 있는 섬유패션업체다. 수출 이외에도 '지오지아(Ziozia)', '올젠(Olzen)', '앤드지(And Z)', '에디션(Edition)', '탑텐(Topten)' 등의 브랜드를 국내외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신성통상은 가나안에 인수되기 이전보다 몸집을 3배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예년만 못한 실적을 보이며 고민을 키우고 있다. 2009년 정점을 찍었던 영업이익률(5.1%)은 최근 수년간 1~4%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016년 1조 원에 육박했던 신성통상의 매출은 이듬해 8820억 원으로 5.6% 뒷걸음질쳤다. 내수시장의 부진도 뼈아팠으나 '유니온베이(Unionbay)' 등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 사업을 종료한 영향도 반영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 급감해 영업이익률이 1%로 떨어졌다. 영업활동을 통해 충분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자 신성통상은 단기차입을 이어갔고 이로 인해 부채비율은 200%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신성통상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는 제조·유통일괄브랜드(SPA) 사업이다. 미얀마 등에 위치한 생산공장에서 초저가 상품을 생산해 글로벌 SPA 브랜드와 가격경쟁을 이어가갈 계획이다.
2012년 신성통상은 SPA 브랜드 탑텐(Topten)을 론칭해 롯데그룹이 합작형태로 들여온 '유니클로(Uniclo)'나 '자라(Zara)'의 대항마격인 토종 SPA 의류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탑텐이 포함된 패션사업부는 2억 8700만 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탑텐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151곳의 매장(직영점 92곳)을 운영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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