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경남제약, 신용도 전망 '난기류' [Junk Bond Issuer]레모나 등 비타민 의존도 높아…투기등급 탈출 요원
강우석 기자공개 2018-01-22 10:16:27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8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이 첫 신용평가에서 투기등급(BB-) 판정을 받았다. 주력 제품의 사업안정성과 현금창출력은 높이 평가됐지만 취약한 재무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최근에는 경영권 분쟁까지 불거져 신용도는 당분간 난기류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비타민부문 의존도↑…재무구조 최근 악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0일과 12일 각각 경남제약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용등급을 'BB-, 안정적'으로 매겼다. 경남제약이 신용등급을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제약은 자금조달을 위해 BW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레모나'의 안정적인 수익은 강점이다. 레모나는 1983년 출시된 비타민C 함유제로 시장 인지도가 매우 높다. 한국소비자포럼이 주관하는 '올해의 브랜드 대상(비타민제 부문)'에서 12년 연속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레모나의 매출 기여도는 약 40% 정도다.
전체 매출의 변동성은 높은 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전체 매출 중 비타민군이 약 45%(2017년 3분기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경남제약은 2015년을 기점으로 수익성이 다소 저하된 상태다. 2016년엔 수율 조정으로 감모손실이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인건비 영향으로 실적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최근 3년 간 영업이익률 변동폭은 3~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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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상태는 최근들어 악화됐다. 작년 6월 전환사채(CB) 발행 시 유입된 자금의 일부가 파생상품부채로 분류된 탓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213.2%로 2016년(168.6%), 2015년(179.2%) 대비 소폭 높아졌다. 경남제약은 부채비율이 365.5%에 달했던 2013년 이후 차입금을 지속적으로 감축해 왔다. 부채비율이 약 4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승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현금창출력은 우수하지만 변동성이 다소 높은 상황"이라며 "주력제품군 성장전략이 먹히지 않을 경우 비용 부담이 바로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 경영권 분쟁,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
최근에는 경영권 분쟁이 변수로 떠올랐다. 이희철 전 대표는 지난 11일 보유지분 전량(20.86%)을 이지앤홀딩스, 텔로미어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매각가는 250억 원이었다. 지분양수자 관련 정보가 법인명을 제외하곤 알려진 게 없다. 이지앤홀딩스는 등기소에 등록된 법인등기가 없으며, 텔로미어는 지난해 9월 자본금 1억 원으로 설립됐다.
이같은 상황은 회사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외신인도에 부정적이고 회사의 향후 영업, 재무전략의 지속성을 가늠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경남제약 역시 변경 예정인 최대주주 관련 정보를 사후에 파악 중이어서 관련된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경영권 분쟁과 지분양수도 계약 상황, 그에 따른 영향은 주 모니터링 대상이 될 것"이라며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과 재무구조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제약은 1993년 전자회로기판(PCB) 업체 베스트전자로 설립됐다. 2010년 구 경남제약, 2011년 화성바이오팜을 각각 합병하며 주력 포트폴리오를 의약품 제조업으로 바꿨다. 코스닥 시장에는 2001년 상장됐다. 2016년 말 기준 매출액은 397억 원, 영업이익은 53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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