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22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은 10년 주기로 위기를 반복해 왔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에는 금융위기가 그랬다. 그 후로 10년이 지나면서 시장은 또 한 번 꿈틀거릴 기세다. 이번엔 암호화폐가 그 주인공이다. 주식, 채권 등 기존 공모 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거래되는 코인들의 시가총액은 애플과 맞먹는 수준으로 커졌다. 국내만 하더라도 하루 거래 규모가 코스닥과 코스피를 합산한 수준에 육박한다. 정부 규제 방침으로 가격 폭락을 경험하고 있지만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가상화폐의 가격 급등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버블'을 우려한다. 거품이 꺼졌을 때 감내해야 할 후유증은 막대하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과 2000년 초반 국내 IT 주식 버블 등이 대표적 사례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안까지 들고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 보호는 규제를 위한 최적의 명분이다.
정부는 '자기모순'도 겪고 있다. 부처간 정책의 엇박자는 끊이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직원은 정부 대책 발표 전에 가상화폐를 매도해 차익을 얻었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전면 폐지하기에는 놓치는 세금이 아깝다. 공정위원장조차 '투자'와 '투기'는 구분할 수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
국내 금융권은 '알아서 기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암호화폐 상담 및 권유를 금지했다는 내용을 강조한다. 섣불리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가 정부 눈 밖에 나는 걸 꺼리는 눈치다. 일부는 선물 거래 중개 서비스를 준비하다 규제에 막혔다. 블록체인 기술 활용 역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수준에 그친다.
금융회사들의 기득권 유지도 한몫하고 있다. 방향을 제시해야 할 고위 임원들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잘 알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기존 금융 시스템이 계속 유지되길 바랄 뿐이다. '수수료 제로'를 모색하는 암호화폐는 이들에게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수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투기판과 다름없는 암호화폐 시장에 제도권 금융사가 뛰어들기 부담스럽다"고 했다. 국내 증권사 수익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PF 등 부동산 영역이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부동산 투기의 역사는 암호화폐의 그것보다 훨씬 오래됐다.
위기를 거칠 때마다 적지 않은 이가 돈을 잃지만 돈을 버는 세력도 등장한다. 그들은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여 부(富)를 거머쥐었다. 규제 위험에도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비즈니스를 도모하는 이들이 늘어가는 이유다. 해외 금융회사 일부는 아예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준비중이다.
미국 서부 개척 시대에 '골드러시'를 떠올려 보자. 수 많은 이가 황금을 찾아 떠났다. 하지만 정작 돈을 번 이들은 채굴꾼에게 청바지를 판매한 사람들이었다. 리바이스 브랜드가 탄생한 배경이다. 변혁의 시기에 적어도 '멍 때리고' 있진 말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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