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HLB 관계사 합병 불발, VC 투자회수 기대 유효 생명과학·라이프리버 통합 철회, 주식스왑 등 플랜B 가동 관심

김세연 기자공개 2018-01-29 08:03:50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6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관계사 라이프리버의 합병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선 가운데 모회사 에이치엘비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합병 효과로 빠른 투자회수(엑시트)가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상장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산된 흡수합병…재추진 가능성 남아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지난 24일 인공간 개발사 라이프리버와 합병 계획을 철회했다. 금융감독원이 합병을 위한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합병가치 산정 근거의 적정성 등에 대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한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감원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라이프리버 현금흐름 추정기간을 21년으로 산정한데 따른 근거 보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약 개발에 주력하는 바이오 산업내 업종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상장 기업의 수익가치를 산정할 때 회계기준상 현금흐름 추정 기간은 향후 5년간을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5년 이후에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라도 이를 확인시킬 수 있는 근거만 제시된다면 상호 조율을 통해 예외적으로 추정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결국 금감원의 수정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시간이 부족했고 합병 계획 발표 이후 변동된 주가로 합병가치 재산정이 필요해지자 계획을 원점으로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바이오 인공간 개발사 라이프리버의 합병은 지난해 3월 계획이 발표될 당시 큰 기대를 모았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본격적 바이오기업 재편과 라이프리버의 임상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미국에서 표적항암제 아파티닙 메실레이트(이하 아파티닙)를 개발해온 LSK바이오파트너스(LSKB)의 지분을 보유중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인공간 개발에 나서온 라이프리버의 흡수로 본격적인 바이오 사업회사로의 도약이 기대됐다. 혁신 신약과 인공간에서부터 제약유통까지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고 상호간 연구개발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라이프리버의 최대주주가 모두 코스닥상장사 에이치엘비라는 점에서 합병이후 최대주주가 변경될 우려가 없다는 점도 합병 성공을 예견했다. 에이치엘비는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라이프리비의 지분 8.83%, 39.04%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인 LSKB의 보유지분율은 60.01%다.

◇에이치엘비 투자한 VC, 단기 엑시트 대신 장기 성과 기대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라이프리버의 합병 무산은 최대주주인 에이치엘비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대규모 자금을 집행한 투자자들 대부분 흡수합병이후 빠른 주식 전환을 통한 회수를 기대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해 7월 벤처캐피탈 등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80억원의 대규모 투자한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도 3개 펀드를 통해 30억원의 에이치엘비 CB를 인수했다. 이앤인베스트먼트와 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 우신벤처 등도 각각 본 계정과 조합을 통해 35억 원의 CB를 확보했다. 지난 2014년부터 몇 차례 걸쳐 총 140억원을 에이치엘비에 투자했던 한국투자파트너스는 3개펀드에서 CB 60억 원을 인수했다.

당시 벤처캐피탈들은 LSKB가 개발중인 아파티닙이 글로벌 시장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며 빠른 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을 보이자 투자를 결정했다. 아파티닙이 이미 중국에서 임상을 마치고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성공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기대와 달리 합병이 불발됐음에도 벤처캐피탈들은 일단 여유로운 반응이다. 합병이 한 차례 무산됐지만 주식스왑이나 기술성평가, 테슬라요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라이프리버의 합병이 관계사에 산재된 다양한 바이오 사업을 에이치엘비생명과학으로 일원화하기 위한 작업이었던 만큼 아예 백지화로 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에이치엘비는 합병 계획 철회 이후에도 재추진을 포함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후속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빠른 엑시트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합병 비율 산정 과정에서 양사에 기업가치가 이전 투자 당시에 비해 절반 수준에 못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장기간이 소요되는 인공 간 사업을 감안할 때 합병 성공을 위해 밸류에이션을 무리하게 낮추지 않아도 된다는 게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유상증자를 통한 주식스왑 등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남아있고, 당초 기대했던 아파티닙의 성공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가치가 변한 것은 없다"며 "투자 당시 대부분이 중장기 회수 전략을 내세웠던만큼 계획대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