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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5G 잔칫집에 주인공 KT·삼성 어디로 외풍 시달리는 황창규 회장 공식 행사만 챙겨…녹록치 않은 상황 '방증'

강릉(강원도)=김일문 기자공개 2018-02-01 08:11:26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1일 1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와 삼성전자 두 회사의 수장들이 5G 성공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KT와 삼성전자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치 않아 주인공이 됐어야 할 VIP들이 스포트라이트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31일 KT는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5G 홍보관 개관식을 개최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황창규 KT 회장과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을 비롯해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 등 5G 시범 서비스를 추진했던 주요 기업 고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행사는 이희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시작으로 정만호 강원도 경제부지사,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차례로 인사말을 전했다. 뒤이어 이준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와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 마지막으로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정작 이번 행사의 최고 호스트인 황창규 KT 회장은 단상에 오르지 않았다. 본 행사가 끝나고 진행된 질의응답도 황 회장 대신 오성목 부문장이 전담했다. 황 회장은 100여 명의 기자들 앞에서 공식 멘트없이 자리를 피했다.

이번 행사는 황창규 회장에게 꽤나 뜻깊은 자리였다. 지난 2015년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인 MWC에서 5G 기술을 평창올림픽에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던 황 회장이 자신의 발언을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세레모니였기 때문이다.

지난 2년 여간 KT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5G 기술 시범 서비스 구축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올림픽 메인 스폰서이자 주관 통신사로서 기술 선도의 이미지 확립을 노렸다. 황 회장 개인적으로도 5G 서비스에 대한 치적을 공표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황 회장이 단상에 나서지 않았던 것은 현재 KT를 둘러싼 상황과 맞닿아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경찰은 KT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KT가 민영화 된지 오래됐지만 그 동안 정권 교체기마다 수장이 옷을 벗어야 했던 전례를 비춰볼 때 이번 압수수색 역시 황 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을 내놓기 충분히다. 공식 석상에서 압수수색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했다.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도 공식 행사에서 일찍 자리를 떴다. 삼성전자는 이날 5G 기술을 입힌 태블릿 단말기를 최초로 선보였다.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 역시 본행사가 끝나자 기자들을 피해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평소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답했으나 이날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고 사장의 이러한 모습 역시 삼성전자의 상황을 감안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내주 월요일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측은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1심보다 형량이 줄어들기를 내심 바라고 있지만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상태다. 고동진 사장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최대한 말을 아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행사는 황창규 KT 회장과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등이 일찌감치 사라지면서 다소 힘이 빠지는 양상이었다. 압수수색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 오성목 부문장은 답변할 상황이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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