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2월 07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BI)로부터 일본 버거킹 프랜차이즈 운영권을 따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본격적인 일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일본에서 버거킹을 운영 중인 롯데지알에스는 어피너티와 협상이 결렬돼 진퇴양난에 빠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는 일본 버거킹 매장 설립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0월 RBI 소속의 버거킹 아시아퍼시픽으로부터 일본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RBI는 어피너티의 성공적인 한국 버거킹 운영 경험에 비추어 일본에서도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주목할 점은 롯데지알에스(구 롯데리아)가 운영 중인 일본 버거킹이다. 롯데지알에스는 버거킹 재팬 홀딩스(Burgerking Japan Holdings Co.,Ltd)를 통해 버거캥 재팬(Burgerking Japan Co.,Ltd)을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 RBI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기존 사업자가 보유한 일본 버거킹 매장은 98개다. 어피너티와 지난해 10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지만 기존에 판권을 보유한 사업자(롯데)가 운영하는 매장은 기존 소속으로 남긴다.

롯데의 일본 버거킹은 꾸준히 적자를 내고 있다. 매출은 연 9%의 수준으로 올라 2016년 기준 941억 원이긴 하지만 여전히 이익은 보지 못하고 있다. 2017년 감사보고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번도 순익을 낸 적이 없다. 영업손익은 2013년부터 공시하기 시작했는데 영업손실만 4년째 기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계속 마이너스다.

일본 버거킹의 부채는 2016년 기준으로 985억 원이다. 자산규모가 308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차입규모가 비대한 재무구조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달 15일 공시에 따르면 롯데지알에스는 지난해 말 버거킹 재팬 홀딩스에 977억 원 가량의 대여금을 운영자금 명목으로 빌려줬다. 차입금이 과다하고 매출은 늘지만 돈은 못 버는 구조다.

어피너티는 일본 버거킹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으면서 롯데 측에 버거킹 재팬 지분을 매각하는 안을 제안했다. 롯데지알에스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매각 구조가 복잡한 것은 아니었지만 가격에서 이견이 발생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롯데의 버거킹 재팬이 부채가 과도해 영업가치를 따지더라도 차입금을 끄는 수준이외에 추가적인 현금 유입은 기대할 수 없었던 탓이다.

어피너티는 자체적인 매장 설립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읽힌다. 어피너티가 마스터 프랜차이즈권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롯데지알에스는 본사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경쟁하는 구도를 띄게 됐다. 특히 부채가 과도하게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매각 뿐 아니라 신규 매장 진출이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봉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