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사장 연임, 경영상 CEO리스크로 간주" [기업은행-KT&G 경영권 갈등]기은, 주총서 반대표 행사·사외이사 추천 등 적극 경영참여
윤지혜 기자공개 2018-02-07 17:47:59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7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과 KT&G의 경영권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은은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추천 뿐 아니라 백복인 대표이사 사장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기은은 현 체제 경영상 CEO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2대주주로서 적극적인 경영참여에 나설 방침이다. 설사 이번 주총에서 의견이 관철되지 않더라도 감시 역할과 견제 목소리를 내다보면 장기적으로 외국인 주주 등 우호세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은은 내다보고 있다.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은은 최근 KT&G 지분 보유목적을 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데 이어 3월 주총을 대비해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지난 5일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단독추대한 백복인 사장 연임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사추위가 이틀만에 사장 공모와 관련한 서류접수를 끝내고 후보 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등 방법과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울러 회계 투명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KT&G는 지난 2011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 담배업체 트리삭티와 관련해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회사의 전 임직원이 백복인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기은 고위 관계자는 "현 대표이사를 단독추천한 상황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불확실성으로 간주된다"며 "트리삭티 의혹이나 내부 직원의 고발 등 유동적인 문제들이 경영상 CEO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T&G의 경영부실이 기업은행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2대주주로서 모니터링과 견제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견제 강화 일환으로 기은은 3월 주총 안건으로 사외이사를 늘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부 교수와 황덕희 법무법인서울 변호사를 추천했다.
다만 기은의 사외이사 추천이나 사장 연임 반대 등이 주총에서 관철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기은이 보유한 KT&G 지분율이 6.9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KT&G가 기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표대결까지 갈 경우 기은이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현재 KT&G 주주는 최대 단일주주로 국민연금 9.09%, 기은 6.93%, 퍼스트이글인베스트 5.04%, 블랙록펀드 5.03%, 외국인 주주 53.22%등으로 구성됐다. KT&G 자사주를 반영해 의결권을 산출하면 기은 의결권 지분이 소폭 올라가긴 하지만 여전히 10% 미만으로 높지 않다. 업계에서 기은 우호지분으로 보고있는 국민연금을 합해도 20%가 안된다.
결국 50%가 넘는 외국인 주주가 어느쪽에 서느냐에 따라 백 사장 연임 여부라든지 사외이사 추천 등을 통한 2대주주 경영참여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시장에 외국인 주주의 실체가 공개되지 않고 있고 현실적으로 3월 주총까지 기은이 주주들을 만나 설득시키기는 여의치 않다.
그러나 기은은 이번 주총에서 의견이 반영되지 않더라도 일관되게 반대의 목소리를 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선 기은 관계자는 "기업은행 의견을 외국인 주주가 받아들일지 여부는 추이를 봐야겠지만 2대주주로서 지속적으로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낼 것"이라며 "은행의 움직임을 통해 다른 주주들이 KT&G 대표 선임과정에서 나타난 폐쇄성, 불확실한 회계 투명성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걸 인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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