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환매여파 거셌다…연간 7조4024억 유출 [공모펀드 판매 분석/업권별 분석] 신한, 2.2조 감소 '최대'…SC 증가
김슬기 기자공개 2018-02-22 09:57:21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2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국내 은행들의 공모펀드 설정액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판매사 중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주요 시중은행에서 자금이 빠른 속도로 나간 영향이 컸다. 반면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과 농협 등의 설정액은 오히려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들의 공모펀드 설정액은 총 74조 71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말 82조 1187억원에 비해 7조 4024억원, 9% 줄어든 규모다.
◇ 신한은행, 해외펀드도 빠졌다…KB국민·우리·기업銀, 조단위 유출
신한은행의 공모펀드 설정액은 은행업권 뿐 아니라 전 업권 내에서도 가장 감소폭이 컸다. 2016년 말 15조 6903억원이었던 공모펀드 설정액은 2017년 13조 4496억원까지 내려앉았다. 감소폭으로 보면 14.28%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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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모두 자금이 유출됐다.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설정액은 각각 10조 7675억원, 2조 6821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 7494억원(-13.98%), 4914억원(-15.48%)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과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해외 주식형 펀드 판매로 인해 해외펀드 설정잔고가 가장 큰 판매사 중 하나였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신한BNPP운용의 봉쥬르차이나펀드(현 신한BNPP중국의꿈증권자투자신탁[주식]') 를 판매하면서 중국펀드 붐을 일으켰으나 미국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 급락으로 고객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과 홍콩 주식시장 역시 호황을 보이면서 해당펀드는 2017년 42.67%(대표펀드 기준)의 수익을 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봉쥬르차이나펀드의 수익률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고생을 했었다"며 "지난해 수익률 개선으로 지금에서야 펀드를 환매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못지 않게 KB국민은행 역시 자금이 많이 빠졌다. KB국민은행도 1년간 2조 2165억원의 자금이 나가면서 설정액이 15조 3991억원까지 줄어들었다. 1년동안 12.58%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 업권 내 1위 판매사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 국내펀드에서는 3조 4025억원이 나갔지만 해외펀드로는 1조 1861억원이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펀드 판매가 허용된 1999년 이후 가장 먼저 주식형 펀드 판매에 앞장섰던 곳으로 적립식 펀드 붐을 일으킨 곳이다. KB국민은행은 주식형 펀드에서만 2조원 이상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좋았던만큼 환매도 거셌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1조원 이상 설정액이 감소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1조 1643억원, 1조 1234억원이 줄어든 11조 655억원, 7조 619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KEB하나은행의 공모펀드 설정액은 5285억원이 줄어들면서 주요은행 중 가장 감소폭이 적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연초부터 해외펀드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해외 쪽에서만 7190억원을 늘렸다. 국내펀드 감소분인 1조 2475억원보다는 적었지만 타행 대비 적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 SC제일은행, '국내펀드'가 효자였네
현재 설정액 2조원 이상인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 자금이 유입된 곳은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농협은행 뿐이었다. 특히 SC제일은행의 공모펀드 설정액은 2조 36억원으로 1년간 1983억원(10.98%)을 늘리면서 은행 중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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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은 국내 판매사 중에서도 펀드 라인업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기로 유명한 판매채널이다. 최근 몇 년전부터 국내펀드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을 늘려나갔다. 상품선정이 까다로웠던만큼 타 판매채널에 비해 시장에 물린 상품도 현저히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하나UBSIT코리아증권투자신탁(주식)',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 등 타사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펀드 등을 추천해 펀드 규모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덕분에 SC제일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국내펀드(+1823억원)와 해외펀드(+160억원)가 동시에 설정액이 늘어난 판매채널이었다. SC제일은행 외에도 농협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각각 881억원, 571억원 늘어난 7조 6199억원, 2조 5807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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