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도 재판' 롯데케미칼, 고달픈 법률 리스크 허수영 부회장, 뇌물·배임수재 유죄 '항소'..검찰과 법리 다툼 예고
박창현 기자공개 2018-02-20 08:19:38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9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 최고 경영진이 재판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룹 수장 신동빈 회장이 법정 구속됐을 뿐 아니라 2인자인 허수영 화학BU 부회장도 검찰과 법적 공방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악의 경우 공동 대표이사가 모두 부재 상황인 초유의 사태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롯데그룹 화학 부문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현재 비상 경영 상황에 직면했다. 대표이사이자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 공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확실한 믿을맨이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허 부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허 부회장은 그룹 화학 사업을 총괄 지위하는 '화학BU'의 수장이다. 여기에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직도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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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부회장은 오랜 기간 신 회장과 호흡을 맞추며 롯데 화학 사업의 중흥을 이끌었다. 성장 토대가 된 △롯데대산유화 합병 △케이피케미칼 합병 △말레이시아 타이탄 인수가 모두 그의 작품이었다. 화학 전략통으로 성장하면서 통합 롯데케미칼과 그룹 화학BU 조직 출범 때 수장 자리를 꿰찼다. 해외 계열사 관리도 허 부회장 몫이다. 그는 현재 미국과 루이지애나법인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 결국 신 회장의 '믿을맨'으로 통하는 허 부회장이 롯데케미칼 비상 경영 체제의 중심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허 부회장 또한 법률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돌발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허 부회장은 현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상 조세 포탈과 배임, 제3자 뇌물 교부, 배임 수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은 작년 11월 판결이 났다. 먼저 소송사기를 통해 200억원 대 세금을 부당하게 돌려받은 혐의는 무죄를 받았다. 배임 혐의도 벗었다. 다만 제3자 뇌물 교부와 배임 수재 혐의는 유죄로 판단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허 부회장이 재무팀장과 함께 기계설비를 비롯한 고정자산이 1512억원 가량 존재하는 것처럼 허위 장부를 작성해 법인세를 환급받았다고 봤다.
법원은 증거들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일본 롯데물산을 통해 원자재 수입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통행세를 지급한 혐의에 대해서도 '경영진의 판단이었다'며 무죄로 봤다.
하지만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판단이 달랐다. 재판부는 허 부회장이 세무조사 당시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 세무 직무 집행의 객관성과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또 계약 유지를 대가로 협력업체 대표에게 여행경비를 받은 혐의 또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했다'고 판시했다.
허 부회장과 검찰 양측은 모두 1심 판결 후 상소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 부회장은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검찰은 특가법 위반에 대한 유죄를 각각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허 부회장은 올해 초 정기 임원 인사 때도 소송 이슈 탓에 승진이 누락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등에 업고 재판 중임에도 불구하고 승진 막차를 탔다.
허 부회장이 상소 카드를 꺼내들면서 롯데케미칼 또한 그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과 허 부회장, 김교현 사장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신 회장 부재 상황에서 허 부회장까지 법률 리스크에 노출될 경우,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다툼의 여지가 많아 1심 판결 후 항소를 했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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