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 추격의 발판 '중국' [배터리 사업 열전]②마케팅 주요 타깃 전망, '수주의 질' 확보 관건
김병윤 기자공개 2018-03-05 08:01:13
[편집자주]
최근 화학업계 대표 키워드는 배터리다. IT·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인력확보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전략 노출을 둘러싼 눈치보기 또한 상당하다. 생존 게임에 뛰어든 배터리업체의 상황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6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배터리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지위를 극복할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일까. 주요 시장의 선점이 최우선적으로 거론된다. 기술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수요처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는 분석이다.이러한 측면에서 중국시장은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14억명에 달하는 인구와 전기차(EV)시장을 육성하는 기조 등 핵심 수요처로서의 요건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시장에 연착륙할 경우 점유율 확대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출하량 추이는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에너지산업 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EV배터리 글로벌 출하량은 2014년 102.1MWh에서 2016년 645.3MWh로 크게 증가했다. 2016년 출하량 가운데 약 68%(438MWh)를 중국에서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시장을 등에 업고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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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상승 분위기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지난해 출하량은 전년 대비 45% 수준(295.9MWh)으로 감소했다. 2014년 첫 출하량 조사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정부의 해외 배터리 규제 탓에 중국시장 내 출하량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라고 말했다. 추격의 고삐를 당긴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은 SK이노베이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LG화학·삼성SDI 등 다른 국내 업체 역시 동일한 환경에 직면해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2016년 중국 4차전지 규범 등록에서 탈락하며 쓴잔을 마셨다. 두 업체 모두 중국 모터쇼에서도 자취를 감춘 상태다.
때문에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해볼 만한' 시장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는 국내 3개사가 동일한 출발선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모두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으로 큰 차별화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중국 모터쇼에도 참가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며 "LG화학·삼성SDI 대비 중국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중대형전지 전략으로 △2020년 중국 전기차시장 개방 대비 △분리막 세계 1위 확보 등을 꼽았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이 현재 수주잔고와 유사한 규모의 계약을 연내 추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해당 계약은 중국시장 내 매출로 직결되는 구조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 SK이노베이션의 EV배터리 수주잔고를 60GW(10조원)로 추정했다. 이어 "해당 수주가 이뤄질 경우 중국 등에서 대규모 증설 또한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원재료 가격의 변동이 판매가에 반영되는지 여부가 불투명한 계약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선두권에 있는 글로벌 배터리업체 경우 외형의 확대보다는 수주의 질(quality)을 따지며 선별적인 계약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후발업체인 SK이노베이션이 어느 정도의 마진(margin)을 확보할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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