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맥쿼리 앞세워 ADT캡스 인수 나섰다 CVC와 치열한 접전 예고…SK 참여시 고용보장·딜종료 능력 우위에
윤동희 기자공개 2018-03-07 02:38:53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7일 02: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DT캡스 인수전에 참여 중인 맥쿼리가 SK그룹과 컨소시엄을 맺었다. CVC캐피탈파트너스와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7일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는 지난달 20일 ADT캡스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19일이 매각주관사에서 통보한 기일이었는데 내부 의사결정에 시간이 소요돼 하루 뒤에 제출했다. CVC캐피탈파트너스가 바인딩(구속력 있는) 제안서를 제출한 것과 달리 맥쿼리는 경쟁자 보다는 한 단계 약한 넌바인딩(구속력 없는) 형식의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넌바인딩 제안서를 낸 배경에는 SK가 있다. SK그룹이 내부적으로 의사결정을 확정 짓기까지 수주가 소요됐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맥쿼리가 인수전에 나섰지만 컨소시엄의 배후에는 SK가 있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로 인수된다면 ADT캡스 입장에서는 경쟁이 줄어들고 직원들도 사모펀드 체제 하에서 또 불안한 세월을 보내지 않을 수 있는데다 SK그룹의 캡티브 물량을 기대할 수 있어 가격면에서나 고용이나 비가격적인 면에서나 SK가 우위를 점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과거 칼라일이 타이코로부터 ADT캡스를 인수할 때부터 SK는 언제나 유력한 인수후보였다. 우선 3조원에 이르는 덩치와 업계 2위 보안업체라는 매물 성격상 국내에서 나설 수 있는 SI는 극히 드물다. 칼라일이 타이코로부터 ADT캡스를 인수할 때부터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통해 지난 2014년 중견 물리보안업체인 NSOK를 인수했다. 자생적 성장보다는 ADT캡스 인수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가 SK그룹 입장에서는 더 흥미가 당기는 쪽이다.
칼라일은 ADT캡스 매각을 위해 SK그룹과 사전 물밑 접촉을 해오기도 했다. 칼라일은 SK그룹과의 수의계약보다는 공개입찰을 실시해 더 높은 가격에 거래가가 형성되기를 기대했다. 문제는 가격이었는데 맥쿼리와의 공동인수를 통해 SK그룹이 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프라 투자는 기대수익률이 일반적인 사모펀드보다 낮다. 실제로 맥쿼리는 ADT캡스 거래를 인프라 투자 성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매물의 EBITDA는 매년 200억~300억원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EBITDA는 2800억원대다. 에스원과 ADT캡스, KT텔레캅 등 보안3사의 점유율은 95%에 달한다. 경기방어적 산업인데다 신규 경쟁자의 위협이 없고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한다. 꾸준히 8~9%의 이익을 기대하기에 손색이 없는 딜이다.
SK그룹이 CVC와 같은 글로벌 바이아웃펀드 대신 맥쿼리 인프라펀드를 컨소시엄 파트너로 택한 이유는 펀드 성격 차이에 기인한다. CVC와 같은 글로벌 바이아웃 운용사들은 통상 20%대 이상의 연간 내부수익율(IRR) 목표를 지향하는 반면, 인프라펀드는 10% 내외 IRR이면 충분하다. SK로선 향후 컨소시엄 청산 이후까지 감안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CVC와 같은 정통 바이아웃펀드들은 전략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맺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바이아웃을 통한 완전한 경영권 행사가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CVC캐피탈과 컨소시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던 글로벌 인프라펀드 운용사인 브룩필드는 이번 인수 경쟁에서 완전히 빠졌다. CVC로선 브룩필드를 선순위 투자자로 내세워 기대수익률을 높이고, 이 논리에 근거해 배팅 수준을 높인다는 복안을 세웠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모양새다.
과거 칼라일 재직 당시 ADT캡스 인수를 전담했던 정명훈 CVC캐피탈파트너스가 대표가 인수전에 참가해 매물에 대한 이해도와 인수 의지를 높게 평가받았다. 그동안 대형 딜이 뜸했다는 것도 이번 거래에서 CVC캐피탈파트너스를 유력 후보로 꼽는 이유 중 하나였다.
거래는 이달 안으로는 종료될 전망이다. 두 후보 모두 매도인의 기대에 부응해 제안 가격은 3조원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고용보장과 실제 자금조달 능력 등 비가격적인 요소도 고려해야하는 만큼 칼라일과 모간스탠리는 접수받은 제안서를 바탕으로 우선협상자 선정 여부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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