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만들면 완판"…프리IPO펀드, 인기 쑥쑥 상장요건 완화 등 정책 기대감…10여개 운용사 우후죽순

이충희 기자공개 2018-03-12 09:36:02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8일 08: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가 A씨는 지난해 지인이 신라젠 전환사채(CB) 랩어카운트에 투자했다 10배 가까운 수익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 한달 넘게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도 당시 거래하는 PB센터 중 한곳으로부터 신라젠CB 투자를 권유받았지만,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해 투자하지 않았던 탓이다. 그간 ELS나 채권혼합형 펀드 등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주로 관심이 많았던 A씨는 최근 출시된 한 프리IPO펀드에 3억원을 과감히 베팅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개인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비상장주 투자 붐이 조성되면서 프리IPO 펀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높아진 업계 프리IPO 펀드 수요에 발맞춰 관련 상품 설정에 나서는 헤지펀드 운용사들도 많아지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이 최근 비상장 종목 투자에 매력을 느끼는 배경에는 여러가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증시 상장 요건을 완화하기로 하는 등 벤처시장 육성을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점, 최근의 투심이 조정을 거듭하고 있는 일반 주식 시장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코스닥 상장 요건 완화에 IPO성공 기대감

금융위원회는 올 하반기부터 시총(1000억원), 자기자본(250억원), 세전이익(50억원) 등 세가지 요건 중 한가지만 충족해도 코스닥 상장이 가능하도록 심사 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를 만들어 일정 비율을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하는 운용사들에게는 공모주 우선배정 등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정부의 벤처기업 육성 의지가 강해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이 증시 입성에 성공하는 사례가 줄을 이을 것"이라면서 "이런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비상장주 투자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프리IPO펀드 투자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말 2600포인트를 터치했던 코스피 지수는 최근 한달여간 하락세를 나타내며 2400선에 머물러 있다. 1월 말 930포인트를 넘었던 코스닥 지수 역시 최근 850선 아래에서 등락을 거듭 중이다.

PB센터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심이 상당히 꺾여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비상장주식에 중장기간 묻어두고 한번에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에 매력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아져 출시만 되면 완판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높은 수익률 사례도 투심 자극

지난해 프리IPO 관련 투자로 높은 수익을 거둔 몇몇 사례들이 알려진 것도 비상장주 투자 요인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신라젠이 2016년 초 발행했던 CB는 증권사 PB센터를 통해 개인 고액자산가들에게 판매됐다. 전환가격이 1만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던 이 CB는 신라젠 주가가 작년 초 상장 후 수개월간 폭등을 거듭, 10만원대에 안착하면서 투자자들에게 10배 안팎의 수익을 안겼다. 아이온자산운용, 씨스퀘어자산운용 등이 만든 프리IPO 헤지펀드들은 지난해 운용 시작 1년여만에 50~10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뒤 조기청산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최근 헤지펀드 업계에는 프리IPO펀드를 새롭게 출시하는 운용사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디에스자산운용 △아이온자산운용 △씨스퀘어자산운용 △아우름자산운용 등 이전부터 프리IPO펀드를 다수 출시했던 하우스를 비롯해 최근에는 △오라이언자산운용 △파인밸류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그로쓰힐자산운용 △비전자산운용 △아스트라자산운용 등 하우스들도 프리IPO 종목을 담는 헤지펀드를 속속 론칭하고 있다.

다만 일부 보수적인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출시만 하면 완판되는 최근의 프리IPO 펀드 투자 열기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헤지펀드 매니저는 "기업이 상장하까지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은데도 과거 알려진 투자 성공담에 취해 수억원씩 베팅하는 투자자가 많다"면서 "프리IPO펀드 운용사의 과거 성과와 매니저 경력 등을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