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美 씨티그룹과 현격한 차이, 사외이사 전원 교수출신 [지배구조 분석]국내 시중은행 이사회 구성과 닮은꼴, 특정 직업군 편중 현상
윤지혜 기자공개 2018-03-16 13:17:49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5일 0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 사외이사 전원이 교수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수보다는 금융사나 일반 기업 책임자급 인사로 구성된 미국 본사 씨티그룹 이사회와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외국계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멤버들이 특정 직업군에 편중된 점이 눈에 띈다. 국내 금융사는 사외이사 인력풀 한계로 평균 10명 중 4명이 교수일정도로 교수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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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2017년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 4명 전원이 교수 출신이다.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9일 이사회를 통해 임기가 만료되는 김경호 홍익대학교 부총장, 한상용 중앙대 명예교수, 안병찬 명지대 객원교수 등 3명을 재선임했다. 작년 선임된 이미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기가 2년이라 기존 자리를 유지한다.
한국씨티은행 이사회는 이들 4명 사외이사와 1명 사내이사, 2명의 비상임이사로 구성된다. 사내이사는 박진회 씨티은행장이 맡고 있으며 비상임이사는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경영자 프란시스코 아리스떼기에따(Francisco Aristeguieta)와 최고리스크책임자 피유쉬 아그라왈(Piyush Agrawal)다. 미국 본사 인력과 은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회 멤버는 모두 교수인 것이다.
이사회에 교수라는 특정 직업군이 다수 포진하게되는 현상은 국내 금융사에서 자주 목격된다. 더벨이 지난 2017년 말 기준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국책·외국계은행 제외)의 사외이사 85명을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 중 40%~50%가 교수출신이며 나머지는 법조계·전직관료 비중이 높았다.
이 같은 쏠림현상은 해외에서 보기 드물다. 특히 미국계 금융회사 사외이사는 동종업계 경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엿보인다.
한국씨티은행 본사인 미국 씨티그룹 이사회 구성에서는 이런 차이점이 잘 드러난다. 우선 이사회 수가 국내 2배에 달한다. 2016년 씨티그룹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총 이사회 수는 17명이다. 이 중 3명이 씨티그룹 및 씨티은행 내부 인사로 나머지 14명이 사외이사(Independent director)로 분류된다. 이들 사외이사 출신 이력도 다채롭다. 씨티그룹의 총 14명 사외이사 중 단 3명 만이 현직 교수였다. 나머지 11명은 금융사나 일반 기업의 책임자급 인사로 재직 중이다.
하지만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본사보다는 국내 금융사 모습에 더 가까운 듯 하다. 감사위원장과 임추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경호 사외이사는 현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며 안병찬 사외이사도 현재 명지대 객원교수를 하고 있다. 이미현 사외이사는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만 사외이사는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 한상용 사외이사는 중앙대 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다.
금융사가 단순히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지배구조법 6조에 따르면 금융사의 사외이사 자격과 관련해 배제요건과 함께 금융, 경제, 경영, 법률, 회계 등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실무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사외이사가 교수라는 특정 직군에 편중된 현상에 대해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거수기 역할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은 사외이사 대부분이 교수이긴 하지만 각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 받아 연임이 결정됐다는 입장이다.
은행 임추위는 "2017년 사외이사 평가결과가 우수하고 전문지식과 경험이 은행 발전에 이바지 할 것으로 판단돼 추천했다"고 밝혔다. 김경호 사외이사는 회계 분야 전문가로, 한상용 사외이사는 IT분야, 안병찬 사외이사는 한국은행에서 다년간 근무 경험으로 축적된 전문지식을 높이 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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