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수장 '3연임' 속사정은 [금융 人사이드]오너 신임 두터운 김정남 대표 장수...승계 과도기 멘토 역할 관측도
신수아 기자공개 2018-03-22 11:28:19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1일 0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 최장수 CEO가 탄생했다.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세번째 연임에 성공한 DB손해보험 김정남 대표이사 사장이 주인공이다.그동안 실적 부침을 딛고 제2의 도약에 나서는 DB손보를 위해 다시 과업을 맡게 됐다. 일부에서는 그가 아직 미완 단계인 DB그룹 승계 과도기를 받쳐 줄 오너 2세 멘토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DB손보는 지난주 주주총회를 통해 김정남 현 대표이사(사장) 연임을 확정했다. 2010년 5월 처음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8년째 자리를 지켜온 김 사장은 세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업계 최장수 CEO에 이름을 올렸다.
김 사장은 1979년 DB그룹의 전신 동부그룹에 입사해 경력을 쌓아 온 모태 '동부맨'이다. 1984년부터 DB손보(당시 동부화재)영업지점과 영업지역 본부장 등을 거치며 실무를 쌓았다. 이후 경영기획담당·개인영업총괄·경영지원총괄·신사업부문총괄 등을 지냈다. 영업부터 지원 및 보상과 신사업까지 보험업 사이클을 모두 섭렵한 보험통이기도 하다.
그의 연임은 예상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지난해 사명을 동부화재에서 DB손해보험으로 바꾸며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한 만큼 연착륙을 이끌어 줄 인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미완의 승계작업을 위해 오너가와 가까운 전문 경영인을 그대로 앉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사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울 뿐 아니라 오너2세의 멘토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전 DB그룹 회장의 장남 김남호씨는 올초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초고속 승진으로 승계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09년 그룹 입사 이후 동부제철·팜한농(옛 동부팜한농)·B생명(옛 동부생명)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지난 2017년 초 상무 승진 당시 소속이 DB손보로 바뀐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국내 대기업 2·3세의 경영 승계 공식을 밟으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그룹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보직을 이어가며 실무 경험을 쌓고 업무 이해도를 높여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DB손보는 그룹 금융계열사 '맏형'으로 금융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핵심 회사다. DB손보는 DB생명(99.83%), DB캐피탈(87.11%), DB금융투자(19.92%)의 최대주주이며, DB금융투자가 DB자산운용 지분 55.33%, DB저축은행 지분 49.98%를 각각 갖고 있어 단계적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있는 계열사이기도 하다.
특히 작년 9월 말 기준 김남호 부사장(9.01%), 김준기 회장(5.94%) 등 오너 가와 특수관계자의 DB손보 지분은 총 23.26%. 이미 지분 구조상 그룹 지배력을 갖춘 김 부사장이 경영일선으로 보폭을 넓히는 단계다.
재계 관계자는 "승계를 위한 경영 수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오너가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인물이 핵심 계열사의 수장으로 과도기를 이끌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과 같은 장기 연임 케이스는 또 다른 금융계열사인 DB저축은행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DB저축은행 김하중 대표이사는 1997년 당시 동부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오른이후 2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45년 생으로 금융회사의 최고령 대표이사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특히 45년생인 김준기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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