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22일 1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엠벤처투자가 GCT세미컨덕터에 또한번 발목을 잡혔다. 회계 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이 엠벤처투자가 계상해 놓은 GCT세미컨덕터 지분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의견 거절을 내놓은 것이다.

한영회계법인은 3월 21일 엠벤처투자의 2017년 제무재표에 대해 "감사의견의 근거가 되는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며 "의견을 표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규정에 따라 엠벤처투자 처럼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기업은 감사의견 거절 판정을 받을 경우 상장이 폐지된다.

엠벤처투자는 일단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는 부당하다는 이의신청을 재기해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엠벤처투자는 약 6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게 되고 개선기간이 종료된 뒤 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재차 감사를 받게 된다. 개선 기간 동안 엠벤처투자의 주식은 거래가 정지된다.

한영회계법인은 우선 엠벤처투자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GCT세미컨덕터 지분의 가치가 적절하게 평가됐는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을 의견 거절 사유로 제시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GCT세미컨덕터 지분의 장부가가 수정돼야 한다는 게 한영회계법인의 주장이다.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GCT세미컨덕터 지분 가치 역시 마찬가지다. GCT세미컨덕터 지분의 가치에 대한 평가가 정확하지 않을 경우 엠벤처투자가 운용하고 있는 펀드 자산 평가 역시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GCT세미컨덕터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한영회계법인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엠벤처투자는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GCT세미컨덕터 지분 회수가 이뤄지지 않을 때를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다. 일단 GCT세미컨덕터 투자 자산 평가에 대한 논란 소지가 있는 상황에서 충분치 않은 대손충당금을 쌓았다고 한영회계법인은 보고 있다.

GCT세미컨덕터 지분 가치평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엠벤처투자를 곤혹스럽게 했다. 지난해 엠벤처투자가 자기자본을 대거 투입해 GCT세미컨덕터 지분을 매입할 당시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값을 치른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엠벤처투자 관계자는 "GCT세미컨덕터의 수익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이견을 보인 게 의견 거절의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이의 신청을 제기하고 개선 기간을 부여 받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준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