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조원태 빠진' 한진칼 주총 석태수 대표 홀로 참석…"내년에는 배당 늘릴 것"
임정수 기자공개 2018-03-23 18:05:41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3일 16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주주총회 치고는 참석 이사진이 초라했다. 상근 이사로 올라있는 조양호 회장(대표이사)과 조원태 사장은 보이지 않았다. 3명의 사외이사는 한 명도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6명의 이사진 중 석태수 대표 홀로 주주들을 대면했다. 주주들의 성토를 진땀흘리며 받아내는 것도 석 대표 혼자의 몫이었다.한진칼은 23일 오후 2시 중구 소공로 한진빌딩 26층 대강당에서 5기 주주총회를 실시했다. 여느 주주총회처럼 의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할 사전 준비도 한 듯 보였다. 정해진 주주나 직원들이 발언권을 얻어 "의안의 내용은 사전에 공시돼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고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별도의 영업보고 없이 1호 의안인 재무제표 승인 안에 대한 통과를 외쳤다.
하지만 계획은 곧바로 브레이크가 걸렸다. 한 주주가 일어나 "주주총회 현장에 참석한 이사가 모두 몇 명이냐"고 물었다. 석 사장이 머뭇거리며 1명이라고 답하자 주주는 "이사가 6명인데 대표 혼자 나온 것은 주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은 오전에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만 참석하고 오후에는 다른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인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전 서울지법 남부지원 부장판사), 조현덕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종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전 하나은행장)도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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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곧 배당에 대한 성토로 이어졌다. 한 주주는 "관계기업투자가 1조 1219억원인데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이 243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연 수익률로 따지면 2.2%인데 은행 금리보다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당기순이익이 2358억원인데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 돈은 74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도 다른 기업들에 비해 주주 친화정책에 인색해서다"라고 토로했다.
주주들의 불만은 2호 의안인 이사보수 한도 상향에서도 이어졌다. 2호 의안은 이사 보수 한도액을 4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이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주주는 "배당은 쥐꼬리만큼 하면서 이사진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는데 보수를 올리는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쏘아붙였다.
석 대표는 당황한 기색으로 "지난해 이익의 상당 부분이 진에어 기업공개(IPO)에 따른 상장차익에서 발생했다"면서 "차입금 상환을 위해 필요한 유동성 등을 고려해 배당을 정했다"고 답했다. 이어 "내년에는 경영 성과를 끌어올려 올해보다 배당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 주주는 "보수 한도 상향에 계속 반대하면 절차상 투표를 해야 할 수 밖에 없으니 내년에 배당을 올리는 조건으로 이사 보수 상향에 동의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면서 2호 안건이 경우 통과될 수 있었다. 석 대표는 이에 대해 "배당 상향을 약속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같은 대답을 되풀이했다.
감사 보수한도를 2억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승인하는 내용의 3호 안건은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통과됐다. 석 대표는 "바쁘신 가운데 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신 주주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는 멘트로 의사봉을 두드려 힘겨웠던 주주총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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