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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두번째 사내이사 '유영상 전무'…탈통신 전략가 [통신가사람들]박정호 사장 주주총회에서 직접 소개하기도

김성미 기자공개 2018-04-04 08:14:57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8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영상 전무
SK텔레콤이 가진 2017 회계연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낯선 인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유영상 Corporate센터장·전무(사진)는 SK텔레콤 이사회에 깜짝 이름을 올렸다. 48세 나이에 SK텔레콤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에 참여하게 됐다.

SK텔레콤은 종전까지 박정호 사장 1인만 이사회에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가 2명으로 늘었고 그 자리는 유 전무에게 돌아갔다. SK텔레콤에서 스톡옵션을 받게 된 임원 3명 중 1명도 유 전무다. 그는 1358주를 스톡옵션으로 부여 받았다.

주총에서 유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자 의장인 박 사장은 유 전무를 주총 강단 위로 불러 주주들에게 인사를 시키기도 했다.

통신업계에 다양한 인물이 있지만 유 전무만큼 깜짝 승진한 인물도 드물다. 2012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프로젝트추진본부장, 사업개발전략본부장을 역임했다. 이번에 CFO까지 맡으며 사내 이사로 등재된 것이다.

유 전무는 SK텔레콤 수장인 박정호 사장과 함께 동고동락했다. 박정호 사장은 2012년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을 맡고 있다가 2013년 SK C&C Corporate Development장으로 이동했다. 당시 SK C&C의 신사업 발굴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5년 사장으로 승진했고 자신이 맡고 있던 업무는 유 전무에게 넘겼다. 유 전무는 2015년 박 사장을 따라 SK텔레콤에서 SK C&C 사업개발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다시 SK텔레콤으로 돌아왔다.

유 전무의 강점은 신규 사업 발굴이다. SK C&C 시절 스마트팩토리 사업으로 대만 홍하이그룹과 인연을 맺고 물류 합작사를 설립하는 과정 전반에 관여한 바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유 전무는 2016년 말 상무 2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박 사장이 2017년 SK텔레콤 사장을 맡게 되자 유 전무도 또 다시 함께 자리를 이동하게 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탈통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장 한계에 직면한 무선사업 외 신사업 발굴이 절실하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 전무의 신사업 발굴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SK텔레콤은 M&A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회사로 손꼽힌다.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제휴도 추진했고 스마트팩토리 업체도 인수를 검토했다. 이외에 SK텔레콤이 올해부터 4개 사업부로 분리해 사업부별 경쟁 체제를 갖췄는데 이 역시 유 전무의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그는 ETRI 시절 경영전략연구팀, 기술전략연구본부 모바일사업전략연구팀 등에서 근무하며 수십개의 논문을 작성하는 등 오랫동안 통신업을 연구한 인물이다. 한국 통신사업의 한계를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방향을 잡는데 탁월한 학식과 안목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유 전무는 Corporate센터장뿐 아니라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맡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획과 전략을 짜는 업무와 CFO는 분리하기 마련이다. 전략 파트에서 사업을 확대하면 재무쪽에서 이를 견제해 합리적인 판단을 하도록 하는 게 일반적이다. 유 전무처럼 두 가지 업무를 동시에 맡게 되면 빠른 판단이 가능하지만 리스크에 노출되기 쉽다. 유 전무에 대한 경영진의 신뢰가 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정호 사장의 뉴 ICT 목표에 따라 세부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는데 유 전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굵직한 M&A, 중간지주사 설립 등 SK텔레콤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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