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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범현대가'…줄줄이 '정공법' 선택 [현대百 순환출자 해소]정의선·정지선·정교선·정기선…증여세·이자부담 감수 '주식매입'

박상희 기자공개 2018-04-09 08:13:37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6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현대백화점그룹 등 범 현대가 계열사 오너 3세들이 경영권 승계,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정비 과정에서 나란히 계열사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정공법'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증여세와 이자 부담을 감수하고 정당하게 경영권을 승계 받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 등 오너 형제가 각각 현대A&I,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했다. 두 형제는 합쳐서 1500억 원 가량의 사재를 출연해 지분을 매입했다.

정 회장은 현대A&I 지분 매입을 위해 약 320억 원을 은행에서 차입했다. 320억 원은 상속증여법에 의한 보충적 평가방식으로 현대A&I 주식 가치를 산정한 금액이다. 정 부회장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홈쇼핑 주식 전량(9.5%, 114만1,600주)을 현대그린푸드에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1200억 원 가량이다.

정 부회장의 경우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현대홈쇼핑) 주식을 팔아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고, 정 회장은 은행 차입에 나섰다. 이자 비용을 부담하면서 오너 일가가 직접 순환출자 해소에 나선 것이다.

범 현대가 선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가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키로 했다. 지주사 설립이나 전환 없이 오너 일가 계열사 지분 매입으로 순환출자 구조만 해소한다는 점에서 현대백화점의 해법과 닮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6.7%, 23.29%씩 갖고 있는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매각한 돈으로 각 계열사가 가지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기로했다. 이를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정 회장 부자(30.2%)→현대모비스(20.8%)→현대차' 등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지배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관련 양도세 납부 연기 혜택 등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지주사 설립을 택하지 않고 주식 처분에 따른 양도소득세만 1조원이 넘는 정공법을 택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도 세대교체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어 정공법을 택했다.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원과 금융권 대출을 활용해 그룹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 주식을 5% 가량 매입했다. 1500억원이 넘는 증여세와 이자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정당한 승계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달 말 KCC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로보틱스 주식 83만1000주를 매입했다. 주식 매입에 사용한 자금은 총 3540억원이다. 500억원은 NH투자증권으로부터 주식담보 대출 형태로 조달하고, 3040억원은 부친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으로부터 현금으로 증여받았다. 증여세율이 50%인 점을 감안하면 정 부사장은 이번 지분거래로 약 1500억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증여세 규모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 이어 역대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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