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09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은 부동산 가격 폭등의 해였다. 정부의 8. 2 부동산 대책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 했던 부동산 시가는 서울, 강남, 신축 중 한 조건을 만족하기만 해도 가격이 대폭 올랐다. 아파트 청약 열기 또한 식지 않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9월 분양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평균 41대 1의 경쟁률을, 최근 분양한 강남 개포 주공 8단지는 일반분양 1246가구 모집에 3만1423명이 몰려 최고 9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균 경쟁률도 25.2대 1에 달했다.
상속분쟁을 주로 다루는 필자가 아파트 청약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아파트 청약과 상속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A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A씨 가족은 한 번도 주택청약에서 당첨 된 적이 없다. A씨 부인이 오래 전 구입한 집 한 채가 있을 뿐이다. 세대주인 A씨는 가입한 지 20년이 된 청약통장을 이용해 강남의 민영아파트에 주택청약을 넣었는데 이번에 운 좋게도 당첨사실을 통보받았다.
그런데 A씨의 경우 최근 모친이 사망해 모친이 소유했던 주택을 형제들과 상속비율대로 나눠 등기를 마친 적이 있다. A씨는 정당한 주택청약의 당첨자일까?
주택청약에 대해서는 주택법에 기본내용이 규정돼 있다. 주택법은 주택공급에 관한 조건, 방법, 절차를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장관에 그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주택청약 및 당첨자 선정에 관한 사항은 국토교통부령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살펴보면 된다.
A씨는 민영아파트에 청약을 넣었으므로, 민영주택에 주택공급을 신청한 것이다. 민영주택의 공급자격에 대해서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28조가 규정하고 있다. A씨가 정당한 주택청약의 당첨자에 해당하려면 ①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해 2년이 지나야 하고 ② 세대주여야 하며 ③ 과거 5년 이내 다른 주택의 당첨자가 된 자의 세대에 속한 자가 아니어야 할 뿐 아니라 ④ 2주택 이상을 소유한 세대가 아니어야 한다(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28조).
A씨는 주택청약통장 가입한 지 20년이 지났고, 세대주이며, 이번 당첨이 A씨 가족에서 처음 당첨된 사례이므로 ①, ②, ③ 요건을 충족한다. 하지만 A씨 부인이 집 한 채가 있는데 A씨 역시 모친의 사망으로 상속비율대로 상속받은 주택이 있으므로, A씨의 경우 2주택을 소유한 세대가 되어 ④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된다.
이 경우 주택소유 판정기준에 대해서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3조가 규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주택의 공유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상속을 통해 주택의 공유지분을 취득한 경우, 주택공급을 담당하는 사업주체로부터 부적격자로 통보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그 공유지분을 처분하면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3조).
상속은 주택청약자가 원해서 그 주택의 공유지분을 취득한 것이 아니므로 일정 기간 안에 처분할 경우 청약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예외를 둔 것이다. 따라서 A씨는 당첨부적격자로 통보받은 후 3개월 이내 모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주택의 공유지분을 세대원이 아닌 사람에게 매매 또는 증여 등을 통해 등기 이전하면 청약신청한 아파트의 당첨자로서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 제51회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서울시,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법률자문
전 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 변호사
[저서] '알고 싶은 부자들의 법률 상담 사례집' 저자(2013년)
[저서] '잘사는 이혼법 행복한 상속법' 저자(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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