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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인베스트먼트의 선견지명

류 석 기자공개 2018-04-12 08:02:06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1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시장에서 이례적인 행보로 주목받는 벤처캐피탈이 있다. 업계 다수가 메자닌(Mezzanine) 투자에 집중할 때 투자금 회수가 까다로운 초기기업 투자 한 우물을 팠다. 또 벤처캐피탈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상황에서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격적으로 상장을 결정했다. 국내 벤처캐피탈 중에서 최초로 자체 액셀러레이터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올해 설립 7년 차를 맞은 DSC인베스트먼트(이하 DSC)의 얘기다.

초기기업 투자에 집중하기로 한 결정은 DSC의 성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DSC는 설립 초창기인 2012년부터 경쟁이 다소 느슨한 초기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체 펀드 자금의 약 60%~70%를 초기기업에 투자했다. 초반에는 몇몇 투자 실패 사례도 있었지만, 이제는 실패할 것 같은 투자를 걸러낼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것이 윤건수 DSC 대표의 설명이다.

또 IPO에 나선 것도 업계에서는 낯선 일이었다. 2016년 DSC가 코스닥 상장을 하겠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업계 의견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사적인 투자를 하는 벤처캐피탈이 대중들에게 자세한 기업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IPO에 나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논리였다. 불과 2년이 지난 현재 대형사 혹은 중·소형사 구분 없이 업계 대부분의 벤처캐피탈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벤처조합 대형화 시대에 맞물려 공개시장에서의 자금조달 필요성이 커진 까닭이다.

최근 DSC는 벤처캐피탈들이 전혀 바라보지 않았던 극초기기업(기업가치 10억원 미만) 투자와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자체 자금을 투입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슈미트'를 설립했다. 아직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진 않지만 설립 자체만으로 업계의 관심이 높다. 투자처 발굴과 더불어 투자 기업들의 밸류업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액셀러레이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DSC의 이러한 노력은 철저히 자신들의 성장 혹은 생존을 위한 것이었을 수도 있다.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남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DSC같은 벤처캐피탈이 벤처투자 업계에 등장함으로써 얻는 긍정적인 효과는 크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파격적으로 보였던 DSC의 선택은 지금에 이르러서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른 벤처캐피탈들보다 빨리 미래 벤처투자 환경을 내다본 결정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눈앞에 이익만 바라보고 현실에 안주하던 여러 벤처캐피탈들의 변화를 끌어내는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생 벤처캐피탈들은 물론 업력이 오래된 벤처캐피탈들도 DSC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들이 가지 않았던 낯선 세계로 나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DSC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색을 입혀가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여럿 탄생하길 기대한다. 그래야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제대로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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