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13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0월 시티플러스 본사에서 만난 안혜진 대표이사의 목에는 자주색 줄에 흰색 글씨가 쓰인 김포공항 출입증이 걸려있었다. 안 대표는 당시 하루에도 여러 번 출국장 면세점 사업장을 찾는 만큼 수시 출입에 어려움이 없도록 출입증을 패용했다고 설명했다.당시만 해도 여유가 느껴졌지만 상황은 연말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인천공항 임대료 갈등이 장기화되며 불똥이 이리저리 튀었기 때문이다. 중소·중견사의 당혹감은 상당했다. 의욕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면세업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시티플러스는 유동성 압박 탓에 김포공항 임대료를 체납, 오는 20일 김포점 영업종료를 앞두고 있다.
시티면세점을 운영하는 시티플러스는 그룹사가 후방지원을 해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주축으로 성장한 탑시티그룹은 면세업 진출을 위해 2010년 시티플러스를 설립했다. 오형석 회장이 시티플러스 지분 약 30%를 보유하고 있으며, 관계사를 통해 시티플러스에 지급보증과 담보제공, 유상증자 등의 방식으로 신용을 보강해왔다.
시티플러스는 지난해 540억원 상당의 자금조달을 완료할 계획도 수립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오픈에 앞서 운영자금 확보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다만 공항공사와의 임대료 협상이 업계 전반에 부정적 그림자를 드리우자 투자자 유치 작업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그룹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체적 행보에 나서려는 찰나 돌발 변수가 발생한 셈이다.
시장은 이번 임대료 공방이 반면교사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고정비 관리능력이 사업성 평가의 가늠자가 됐기 때문이다. 공사에 값비싼 수업료를 지출한 시티플러스는 전선을 서울로 옮기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시내점 개장을 앞두고 기업설명회(IR)에 나섰다.
IR을 통해 내달 중순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구체화했다.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25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완료한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포함해 확보 자금 상당액은 오는 10월 오픈을 계획 중인 시내면세점 초기 투자비로 쓰인다. 지난해 목표치보다는 액수가 줄었지만 시티플러스는 투자 유치가 9부 능선을 넘었다고 자신한다.
면세점 특허권이 성공 보증수표가 될 수 없음이 확실해진 지금 오히려 본격적인 레이스는 시작됐다. 시티플러스는 지난달 임대계약을 체결한 신촌 민자역사 1개 층을 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다. 성장통을 딛고 '완전체 면세점'을 선보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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