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이냐 내실이냐' 옥석가리기 본격화 [벤처캐피탈 IPO]②미래에셋벤처, '아주IB·KTB' 순이익 제쳐...중형사 약진
정강훈 기자/ 김세연 기자공개 2018-04-18 07:17:00
[편집자주]
벤처캐피탈들이 잇달아 기업공개(IPO)를 선언하고 나섰다. 기업가치 재평가와 퀀텀 점프에 대한 기대 심리가 맞물리면서 상장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IPO 시장에 명함을 내민 벤처캐피탈의 펀드레이징과 투자 및 회수 역량을 점검하고 향후 상장 기업으로서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6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벤처캐피탈들은 벤처 생태계 및 코스닥 활성화에 대한 기대로 과거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자본금 확충 기회를 노리는 비상장사 벤처캐피탈도 시류를 타고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벤처캐피탈 상장이 몰리면서 IPO 시장에서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벤처캐피탈을 평가하는 정량적 기준으로는 운용자산(AUM), 순자산, 영업실적 등의 지표가 사용된다. 최근 성사된 벤처캐피탈 IPO에서는 모두 PER(주가수익률)이 기준으로 쓰였다. 해마다 실적 편차가 큰 벤처캐피탈의 특성상 IPO 후보군의 실적도 희비가 엇갈렸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AUM 3000억원대 중형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사인 KTB네트워크와 아주IB투자가 그 뒤를 이었다. 대형사에 속하는 SV인베스트먼트와 네오플럭스는 이름값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중형사인 나우IB캐피탈,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이앤인베스트먼트 등은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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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호스' 미래에셋벤처, 아주IB·KTB와 어깨 나란히
현재 후보군 중 가장 몸집이 큰 곳은 아주IB투자다. 아주IB투자는 AUM 기준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 이어 업계 4위 수준이다. 벤처펀드와 PEF의 AUM이 각각 6000억원을 넘는다. 매해 정기적으로 지급 받는 관리보수도 업계 최상위권으로 지난해 관리보수 수입만 127억원에 달했다.
아주IB투자는 IPO 후보군 중 벤처펀드 자산이 최상위권이다. 게다가 PEF 규모가 타사를 압도한다. 고위험·고수익인 벤처캐피탈과 중위험·중수익인 PEF가 균형을 이루고, 고정적인 관리보수 확보로 실적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은 280억원으로 IPO를 선언한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9억원과 70억원으로 전년대비 급감했다. 펀드 배당금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게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주IB투자는 GP커밋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펀드 배당 실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경쟁사인 KTB네트워크는 6132억원의 벤처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벤처펀드만 놓고 보면 업계 5위권 안팎에 해당한다. 최근 수년간 대형 펀드를 결성해 연간 관리보수가 79억원까지 늘어났다. 33억원의 성과보수를 포함하면 지분법이익을 제외해도 현금으로 유입되는 조합수익이 100억원을 넘는다.
본계정 투자수익이 대폭 늘면서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2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83억원으로 전년보다 35% 불어났다. 순이익은 법인세 비용 지출로 감소했다.
중형사인 나우IB캐피탈과 미래에셋벤처투자도 지난해 우수한 실적을 거두며 IPO에 도전장을 냈다. 나우IB캐피탈은 지난해 매출액 138억원, 영업이익 71억원, 당기순이익 55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성과보수가 54억원으로 전년대비 6배 이상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벤처펀드 AUM은 1080억원으로 후보군 중 하위권이다. 2016년 2000억원 규모의 PEF를 결성하면서 조합 수익이 점차 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매출액 163억원. 영업이익 83억원, 당기순이익 7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연간 순이익 기준으로 아주IB투자와 KTB네트워크를 제쳤다. 조합수익은 전년보다 오히려 줄었으나 본계정 투자수익이 87억원으로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본계정으로 보유한 주식의 평가손실과 영업비용이 감소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이번 IPO 경쟁의 '다크호스'로 점쳐진다. AUM은 아주IB투자, KTB네트워크에 한참 못 미치지만 지난해 깜짝 실적을 내면서 순이익에서 대형사들을 제쳤다. 순자산(927억원) 기준으로도 아주IB투자(1057억원), KTB네트워크(1070억원)에 크게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SV인베스트, AUM 대비 실적 저조…네오플럭스, 수익성 급감
SV인베스트먼트는 업력은 그리 길지 않지만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대형사 중 1곳이다. 공격적인 펀드레이징과 과감한 해외 진출 전략으로 빠르게 AUM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 AUM은 6259억원으로 전체 벤처캐피탈 중 15위권 안에 든다.
하지만 AUM의 빠른 성장세가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03억원, 영업이익 16억원, 당기순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이 100억원대를 돌파했지만 비슷한 체급의 경쟁사 대비 작은 규모다.
두산 계열의 벤처캐피탈인 네오플럭스도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191억원, 영업이익 40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큰 변동이 없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인건비 및 지분법손실 등 영업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관리보수와 성과보수를 비롯한 조합 수익이 늘어났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지난해 매출액 85억원, 영업이익 53억원, 당기순이익 4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넷게임즈 M&A로 잭팟을 터뜨린 전년대비 영업실적이 감소했다. 조합 관리보수와 AUM을 꾸준히 늘려가며 기초 체력을 쌓고 있다.
이앤인베스트먼트는 매출액 137억원, 영업이익 59억원, 당기순이익 44억원으로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유지했다. IPO 후보군 중 실적이 비슷하게 유지된 운용사다. 프리IPO, 메자닌 등 그로쓰 캐피탈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고 있다.
다만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GC 본부의 인력이 올 초 모두 퇴사하는 변동이 있었다. 이앤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새롭게 인력 조직을 개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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