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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인식조사]얄미우면서 부럽다? '좋은 이유-싫은 이유' 물어보니<10>글로벌경쟁력·브랜드 vs 정경유착·편법승계 '엇갈린 호불호'

김일문 기자공개 2018-04-19 08:19:32

[편집자주]

삼성은 한국 경제 기여도가 가장 높고 영향력이 큰 기업임에도 이미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더벨은 설문조사를 통해 삼성에 대한 인식의 실체를 파악해 보고자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일반인 1003명 전화 설문과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 272명 대면 설문을 진행했다. 삼성에 대한 대중과 전문직 종사자들의 인식을 비교 분석하고 삼성에 전하고 싶은 조언까지 담았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7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삼성 제품은 좋지만 삼성은 싫다.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은 응원하지만 삼성맨을 응원하긴 싫다. 연말에 거액의 성과급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리면 얄밉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설문조사를 통해 직접 물어봤다. 왜 삼성을 싫어하냐고, 혹은 왜 삼성을 좋아하냐고.

삼성에 대한 엇갈린 이미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과거부터 고착화된 정경유착의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린 반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경쟁력과 브랜드도 떠올렸다. 성과 제일주의나 조직 관리, 효율성을 추구하는 기업 문화 등은 싫기도 하지만 부러운 대목이다. 삼성이 변화를 추구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 더욱 강화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정경유착과 편법승계 반감…피도 눈물도 없는 삼성?

더벨은 삼성인식조사를 통해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삼성을 싫어하는 이유를 주관식으로 물었는데 179명이 이에 대해 응답했다. 주관식 질문을 유사한 의견끼리 카테고리로 만들어 통계 처리를 해보니 응답자의 25.1%가 '정경유착' 이미지를 가장 많이 적었다.

두 번째로 많은 답변은 편법승계였다. 전체 응답자의 23.5%가 오너 일가의 편법승계 탓에 삼성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 오너 일가가 과거 승계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삼성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었다.

삼성의 조직 문화, 기업문화도 많이 반영됐다. 경직된 조직문화가 6.1%를 차지했고, 비서민적인 성향과 과도한 효율성 지향 및 성과 제일주의 등도 각각 4.5%로 각각 집계됐다. 이 밖에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반노조 정책, 직원 처우 문제(3.4%) 등도 삼성을 싫어하는 이유로 지목됐다.

기타 의견 중에도 눈에 띄는 답변이 많았다. 한 응답자는 삼성의 프런티어 컴플렉스를 꼽기도 했다. 기술을 바탕으로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한 삼성의 노력이 오직 1등만 추구한다는 식으로 비춰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제왕적, 독재적'이라는 응답도 있었고, '조직 탄력성 부재', '다양성 부족', '직원을 부속품처럼 생각한다', '업무 과중' 등 삼성의 조직 자체에 대한 날선 비판도 있었다. 또 '협력업체와의 상생 의지가 부족하다'는 의견과 '한국 경제에서 삼성의 과도한 집중이 우려된다'는 답변도 있었다.

특히 '과도한 배금주의(拜金主義)'가 삼성을 싫어하는 이유라는 응답도 있었다. '돈으로 통제하려 한다', '사람보다 돈을 더 중시한다', '직원 대우 방식이 금전적인 측면에 치우쳐 있다'. '자본의 힘 남용'이라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삼성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6.1%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으며, 한 응답자는 '삼성을 이용하려는 정치인과 언론이 문제'라고 답해 삼성의 호불호는 단순히 삼성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응답도 있었다.

싫어하는 이유

◇브랜드·기술 경쟁력은 인정…고임금·1등주의도 긍정적

'삼성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주관식으로 질문을 던졌다.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은 글로벌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삼성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시에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회사라는 점에 높은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선 198명이 주관식으로 답을 했는데 응답자의 29.8%가 '글로벌 경쟁력 및 브랜드'라고 답했다. 18.7%는 삼성이 보유한 첨단 기술력과 제품력을 꼽았다.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는 첨단 기술과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 삼성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기술과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인해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브랜드 가치도 상승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의 조사결과 삼성전자는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아마존에 이어 6위에 랭크됐다. 혁신적인 제품을 무기로 전세계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우리나라의 대표 글로벌 기업으로서 상징적인 존재'라는 답변과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랑할 만하다', '기술력·품질 1등', '브랜드 파워' 등 삼성의 대내외 위상을 나타내는 답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부 설문자들은 삼성을 좋아하는 이유로 짧막하게 '휴대폰', '반도체 대장'이라고 답해 삼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주로 삼성전자의 제품과 기술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삼성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같은 이미지에 대해서도 다른 평가가 나왔다. 삼성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로 '삼성의 조직관리나 과중한 업무'가 꼽혔는데 삼성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삼성의 조직 관리 시스템과 고임금, 좋은 처우, 성과 제일주의' 등이 나왔다. 삼성에 대해 부럽다는 인식이 '좋은 면'으로도, '싫은 면'으로도 반영됐다.

특히 삼성의 과감한 실행력과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높이 평가했으며, 미래 산업에 대한 기술개발에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도 좋아하는 이유로 꼽혔다. 이밖에 '프런티어 정신', '인재육성' 등의 답변도 눈에 띄었다.

'일본 기업을 꺾음'처럼 국위 선양을 한 기업이란 점을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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